박수칠 때 떠나는 VC: Benchmark
Benchmark Capital Highlight
- 벤치마크 캐피탈(Benchmark Capital, 이하 벤치마크)은 파트너 간의 동등한 분배를 원칙으로 운영되는 VC입니다. '벤치마크'라는 사명은, VC업계가 벤치마킹 할만한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미션에서 착안된 이름입니다.
- 벤치마크는 1995년 밥 케이글(Bob Kagle)이 주창한 '동등한 분배'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VC 출신의 앤디 라클레프(Andy Rachleff), 창업자 출신의 케빈 하비(Kevin Harvey), IB 출신의 브루스 둔레비(Bruce Dunlevie) 등 5인의 파트너 체제로 설립되었습니다.
- 벤치마크는 역사상 최고의 벤처투자 기록 중 하나를 갖고 있습니다. 벤치마크는 1997년 첫 펀드를 통해 eBay에 USD 20M의 가치로 USD 6.7M을 투자하였는데, 이는 2년 만에 무려 627배의 수익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에 힘입어 벤치마크는 1호 펀드의 LP들에게 무려 92배의 수익을 돌려주는 역사상 최고의 1호 펀드 수익을 달성하였습니다.
- 벤치마크는 Discord, Dropbox, Instagram, Twitter, Snapchat, MySQL, Nextdoor, Opentable, Yelp 등 기라성 같은 기업들의 동반자이기도 합니다. Uber의 투자자로 상당한 투자수익을 거두기도 했는데, 동시에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Travis Kalanick)을 CEO 자리에서 끌어내린 장본인이기도 하죠.
- 벤치마크는 '파트너 간 동등한 분배'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 문화로 유명합니다. 이와 같은 문화는 실리콘 밸리 VC 사이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합니다.
Benchmark Capital의 대담한 생각들 (contrarian)
30년 역사의 벤치마크는 '역사상 최고 수익률의 벤처 투자', '역사상 최고 수익률의 1호 펀드' 등 VC업계의 기네스 레코드를 딴 투자사이기에 그들의 투자 성과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입니다. 설립 당시부터 2015년까지 벤치마크는 8개의 펀드를 운용하며 출자자들에게 평균적으로 무려 10배가 넘는 수익을 달성했거든요.
그런데 벤치마크를 'VC업계의 벤치마크'로 만드는 가장 특별한 지점은 그들이 가진, 그리고 설립목적 그 자체이기도 했던 '동등한 분배에 기초한 기업 문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벤치마크의 운영철학을 중심으로 그들의 생각을 엿보았습니다.
1) 공산주의 뺨치는 동등한 분배에 기반한 One team
벤치마크는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파트너 간의 동등한 분배를 가장 중요한 운영 철학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벤치마크의 30년을 타고 흐르는 가장 중요한 운영 철학을 살펴봅니다.
2) 자발적 해고, 그리고 선택과 집중의 '재즈 밴드'
벤치마크는 이전 세대의 물러섬, 그리고 one team 문화에서 비롯되는 작은 사이즈와 '선택과 집중'을 중시합니다. 이를 통해 벤치마크가 얻는 것과 놓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3) 스타트업의 파트너이자 감시자
미국 스타트업 씬에서도, 'VC의 이사회 참여'에 대한 논쟁은 언제나 첨예합니다. 벤치마크는 전통적인 이사회 참여 옹호론자이죠. 가장 유명한 Uber 사례를 중심으로 벤치마크가 생각하는 이사회로서의 VC의 역할에 대해 살펴봅니다.
생각 들여다보기 1. 공산주의 뺨치는 동등한 분배
1994년 당시 유명 벤처캐피탈 펌이었던 Technology Venture Investors(줄여서 TVI, 상당히 직관적인 이름이다)에 12년 간 다니고 있던 밥 케이글은 상당한 문제의식 하나를 느끼게 됩니다. 바로 시니어/주니어 파트너 체제로 구조화 되어 있는 벤처캐피탈 씬에는 성과에 대한 분배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밥 케이글은 과거 본인의 인턴으로 일했던 브루스 둔레비를 찾아가 정확히 동등하게 나누는 형태의 분배구조를 골조로 하는 창업 제안했고, 약 1년 간 뜻이 맞는 사람들을 찾는 과정을 거쳐 1995년 벤치마크 캐피탈은 설립되었습니다.
이러한 벤치마크의 설립 철학은 지금까지도 펌의 문화를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기둥으로 남아 있습니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여다보면 아래와 같은 내부 원칙들이 있죠.
1) 직급은 없고 동등한 파트너
일반적인 벤처캐피탈은 시니어/주니어 파트너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그에 더해 Principal, Associate 등 다양한 직급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최근에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죠. 또한 회사를 이끄는 대표이사는 펀드를 넘어 기업 운영의 전반을 책임지게 됩니다.
벤치마크에는 주니어 파트너와 시니어 파트너의 구분이 없습니다. 모든 파트너는 동일한 파트너죠. 또한 CEO도 없습니다. 모든 의사결정은 동일한 권한을 가진 파트너들이 논의를 통해 함께 하게됩니다.
2) 파트너 간의 동등한 분배
파트너들은 벤치마크가 만드는 펀드의 GP가 되고 이들은 회사의 몫을 정확히 동일하게 분배합니다. 벤치마크는 통상적으로 펀드 사이즈의 2.5%, 수익의 30%를 GP 몫으로 받게 되는데, 이 수익을 각 펀드의 GP로 참여하는 파트너가 'n빵하여' 모두 동일하게 수취하게 됩니다.
이는 얼마나 벤치마크에 오래 다녔든, 개별 인원이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얼마나 뛰어났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체 펀드의 성과를 GP로 참여한 파트너가 모두 동일하게 나눠 갖는 구조이죠.
벤치마크가 VC 씬에 최초로 제시한 Equal Partnership은 벤치마크의 파트너들이 하나의 팀으로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기초적인 논리로 기능합니다. 벤치마크의 파트너들은 딜을 검토하는 단계에서 내부적인 정치나 프리세일을 통해 자신의 딜을 통과시키기 위한 밑작업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동등한 위치에서 오픈된 형태의 토론을 지향하죠.
또한 기본적으로는 개별 파트너의 전문분야를 믿고 맡기는 편이지만, 경쟁이 심한 딜의 경우에는 모든 파트너들이 헤쳐모여 딜을 따냅니다. 2013년 Snapchat 딜을 따낼때 활동하던 모든 파트너가 달려들었던 것이 대표적인 일화입니다.
3) 원탁의 사무실과 월요일 디너
벤치마크의 이러한 Teamship은 그들의 사무실 모습에서 잘 드러납니다. 위 사진은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벤치마크 사무실 전경을 보여주는데, 모든 파트너에게는 개별 방이 존재하지 않고 위와 같은 재단처럼 생긴 원형 책상에서 둘러 앉아 일을 합니다. 여기에는 이미 물러난 전 세대 파트너들도 종종 같이 앉아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무실 구조는 one team을 지향하는 기업의 정체성을 잘 드러냅니다.
벤치마크의 전설적인 투자자였던 빌 걸리는 2000년대 중반 조인한 피터 펜튼(Peter Fenton, 사진 맨 왼쪽)과 함께 팀 전체적으로 지속적으로 배우고 궁금증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다가 '먼데이 디너'라는 이벤트를 만들었습니다. 위의 테이블은 이러한 의도를 갖고 주문 설계되었는데, 힘의 균형을 집중시키는 직사각형 구조도 아니고 분산화 되는 원탁 구조도 아닌 모습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테이블에는 위계서열도 없고, 소수 인원끼리만 떠드는 대화(sidebar conversation)도 없는 구조로 디자인 되었죠.
벤치마크의 모든 파트너들은 월요일 저녁마다 이 테이블에서 식사를 합니다. 파트너들만 참여하기도 하고, 때로는 잠재적으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인물, 혹은 파운더들, 혹은 IT 업계나 금융업계의 거물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또한 이 식사에서는 아무런 어젠다도 없습니다. 이들은 자유롭게 하나의 대화(one conversation)를 나누면서 한 팀으로서 조율을 맞추는데 중요하게 기능한다고 평가합니다.
[조금 다른 생각] 벤치마크의 '동등한 분배' 아이디어는 모든 파트너들이 원 팀으로 스스로를 인식하며 소모적인 경쟁 없이 펀드의 성장에 기여하게끔 하는 메커니즘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VC들은 정반대의 메커니즘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내부 경쟁 강화를 통한 우수한 딜 소싱 및 각자의 성과에 따른 명확한 분배죠.
동등한 분배는 프리라이더에 대한 견제를 어렵게 하고, 내부 경쟁을 기반으로 한 자가 발전을 저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치마크는 동한 분배 철학을 기반으로 시장을 압도하는 성과를 내고 있죠. 벤치마크가 다른 VC와 달리 산업의 원리를 가장 잘 이해한 것일까요?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숨어있는 것일까요?
생각 들여다보기 2. 자발적 해고, 그리고 선택과 집중의 '재즈 밴드'
벤치마크의 두 번째 가장 중요한 생각은 설립 당시부터 드러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이후 회사의 철학을 정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발적 해고'입니다. 벤치마크의 창업자인 밥 케이글을 포함하여 이전 세대의 모든 파트너들은 특정한 시점이 되었을 때, 자기자신을 GP의 자격에서 자발적으로 해고하였습니다.
벤처캐피탈을 떠나 우수한 브랜드를 만든 모든 기업의 창업주들은 본인들이 만들어낸 과실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벤치마크의 모든 파트너들은 스스로가 벤처캐피탈리스트로의 역할을 다음 세대 파트너들에 비해 훌륭하게 수행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 시점에 모두 스스로를 해고하였고, 심지어 본인이 들고 있는 지분을 다음 세대 파트너들에게 넘겼습니다. 전설적인 투자자로 불렸던 빌 걸리 역시 2020년 21년간의 벤치마크 파트너 생활을 마치고 새로 만들어지는 펀드의 GP에서 발을 빼면서 벤치마크에서 물러났습니다.
벤치마크는 설립 멤버로 상징되던 1세대, 빌 걸리로 상징되던 2세대를 거쳐, 2006년에 펌에 합류한 피터 팬튼을 필두로 현재 5명의 파트너 체제인 3 세대가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들 중 3명은 다른 VC에서 GP로 일한 경력이 있는 투자자 출신이고, 2명은 창업자 출신의 인물입니다. (가장 최근에 합류한 빅토르 라자르트(Victor Lazarte)는 2019년 벤치마크가 리드 투자를 했던 게임회사 Wildlife의 창업자 출신으로 CEO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물려준 뒤 벤치마크의 파트너로 합류하였습니다.) 벤치마크는 언제나 최소 4인, 최대 7인의 파트너 수를 유지합니다.
파트너 에릭과 피터는 전 세대 파트너들과의 관계에 대한 acquired 팟캐스트에서의 질문에 대해
"공식적인 관계는 그들은 우리의 LP다. 하지만 조금 더 감정적인 관계로는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이모나 삼촌 같은 존재다"
라고 답했습니다. 이전 세대의 파트너들이 다음 세대의 파트너들을 신뢰하고 개인이 축적한 상당한 양의 부를 다시 벤치마크에 출자하는 것은 참 낭만있고 멋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벤치마크의 one team 구조와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는 조직이 비대화되거나 비효율적인 잔재를 남기지 않게 만들고 이는 최정예로 구성된 소수의 인원들로 움직이는 조직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우선 벤치마크는 기존 펀드들의 엄청난 성공에도 불구하고 펀드 사이즈를 키우지 않습니다. 2020년에 설정한 9번째 펀드의 사이즈도 USD 425M 수준인데, 그 이전의 8개 펀드가 LP에게 10배의 수익을 돌려주었다라는 성과를 고려하면 절대 큰 사이즈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벤치마크가 펀드 사이즈를 키우지 않은 이유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벤치마크는 첫 번째 기관투자자이자, 가장 높은 지분율의 FI가 되는 것을 선호합니다. 최소 20%의 지분을 획득하길 원하죠.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회사가 설립될때 투자하는 비율도 꽤 높습니다.
- 또한 라운드를 리드하면서 이사회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러 곳의 투자자가 될 수는 있지만, 여러 회사에서 board member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 벤치마크는 이처럼 개별 기업과의 깊은 파트너쉽을 선호하기 때문에 한 명의 파트너는 1년에 1~2건의 딜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회사의 인원은 파트너 5인을 포함하여 10~20명의 극소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벤치마크는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려 합니다. 일단 그들은 investment memo를 쓰지 않습니다. 과거의 파트너였던 브루스는 투자심사 전에 의사결정권자의 환심을 사는 프리세일을 금지하였는데 이 문화는 아직도 벤치마크에 남아있고, 파트너들은 차라리 모두 모여 창업자와 스피커 폰으로 통화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또한 그들은 직감과 감정에 의한 결정을 신뢰합니다. 최소한의 분석적인 절차는 존재하지만, 창업자와의 많은 교류와 토론을 통해 투자의사결정하는 것을 선호하며, 매크로 분석 및 데이터에 대한 정밀 검토는 제한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조금 다른 생각] 펀드 사이즈를 키우고 growth stage에 접근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과 기회에도 불구하고 벤치마크는 작은 펀드를 고집합니다. 또한 인력 확장도 최소화하는데, 이러한 철학은 벤치마크가 google, airbnb, slack 등 우수한 딜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과연 벤치마크의 사이즈 제한은 최고의 전략일까요? 더 좋은 기회를 놓치는 한계로 기능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요?
생각 들여다보기 3. 스타트업의 파트너이자 감시자
벤치마크는 스타트업 투자와 함께 이사회에 들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피터 팬튼은, 3명의 다른 파트너와 함께 한 2023년 Slush에서의 대담에서 아래와 같은 의견을 폈습니다.
"In my view, the really great businesses are built with boards that have a partnership with the CEO, that have a gaze to the horizon of what's possible that's bigger than any one person"
벤치마크가 생각하는 이러한 VC의 이사회 멤버로서의 역할은 빌 걸리와 우버의 일화에서 잘 드러납니다.
빌 걸리는 2011년 우버의 트래비스 캘러닉(Travis Kalanick)을 훌륭한 파운더라고 생각하고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그는 USD 12M을 투자하며 10%가 넘는 지분을 획득했고, 빌 걸리는 그 전의 벤치마크 철학처럼 이사회의 멤버가 되어, 우버의 경영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했습니다.
하지만 캘러닉은 빌 걸리의 간섭을 싫어하기 시작했고 '치어리더 형' 투자자들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빌 걸리는 캘러닉의 중국 확장 아이디어에 대한 우려를 표했고, 회사가 조금 더 좋은 HR팀과 법무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을 했지만, 캘러닉은 빌을 'Chicken Little'이라 부르면서 무시했습니다.
그러던 2017년 우버에서 일했던 전 직원의 성추문 폭로와 캘러닉이 우버 기사를 무시하는 발언이 녹음된 파일이 공개되면서 캘러닉에 대한 신뢰는 점점 파국으로 치달았습니다.
빌 걸리는 행동을 취하기로 다짐했고 충분한 voting right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들을 설득하여 연합을 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사회로서의 권한을 행사하여 다툼 끝에 결국 캘러닉을 쫓아내게 되었습니다. (같은 해 벤치마크는 캘러닉을 고소하기도 했지만, 소프트뱅크와의 딜 과정을 거치며 최종적으로는 취하했습니다.)
결국 우버는 2019년 상장하였고, 상장 당시 벤치마크는 여전히 11% 정도의 지분율로 2대 주주의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는 현재 기준 거의 USD 10Bn에 육박하는 가치에 달하는 지분입니다. 벤치마크의 이사회 장악과 창업자를 내쫓는 의사결정은 결국 엄청난 투자수익으로 돌아온 것이죠.
벤치마크는 창업자 및 기업과의 파트너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러한 파트너쉽을 단순한 서포터로서의 역할로 한정짓지 않습니다 오히려 회사가 잘못되는 방향으로 갈 경우 쓴소리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며, 또한 캘러닉의 사례와 같이 극단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특히 보드멤버로서의 권한을 활용하여 CEO를 내치는 것도 중요한 역할로 규정합니다.
벤치마크 방식을 벤치마킹 할 수 있을까?
벤치마크 캐피탈을 리서치 하다보면 '과연 이런 아름다운 운영철학을 가진 VC가 실존하는 하우스일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모두가 한 팀이 되어 일하고, 성과는 동등하게 나누고, 때가 되면 지분을 넘기고 자발적으로 물러서는, 그러면서도 최상위의 성과를 내는 이데아적인 하우스는 사실 미국에서도 거의 발견할 수 없고, 그러한 지점이 벤치마크를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물론 이러한 벤치마크도 항상 지속 가능성에 대한 챌린지를 받습니다. 30년동안 유지해온 운영 원칙이 시장 상황이 바뀌고, 사람이 바뀐 지금도 훌륭한 성과를 재현하며 존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을 하는 인물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2021년부터 벤치마크의 파트너였던 Miles Grimshaw가 3년만에 친정이었던 Thrive capital로 돌아갔는데 벤치마크의 파트너가 은퇴하는 것이 아닌 다른 VC로 이적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야생의 금융업계에서 벤치마크는 앞으로도 훌륭한 성과와 함께 그들의 사람 냄새 가득한 운영철학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