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들의 실험인 EIR에서 차세대 유니콘이 나올까요? 초빙 기업가 (Entrepreneur In Residence)

베이스인베스트먼트에서 토스 초기멤버이자 '유난한 도전'에 여러번 언급되는 김유리님을 그로스 파트너로 모셨다는 뉴스가 23년 4월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지금(8월) 베이스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Entrepreneur In Residence라는 생소한 직함을 달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베이스 인베스트먼트의 EIR 3인방

사실 공식적으로 동 직함을 달고 외부에 노출되는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VC의 EIR들이 의례 그렇듯이 포트폴리오사에 도움을 주면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벤처 투자자 - VC 들은 왜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어떤 역사가 있어왔고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초빙 기업가(EIR)란?

벤처캐피탈에서 비즈니스 운영 경험이 많거나, 특별한 기술이나 산업에 대한 경험이 많은 분들이 회사에 소속되어 창업준비와 포트폴리오 기업들에 도움을 주는 포지션을 일컫습니다. 연쇄창업 경험, Financial, Tech, Product, Sales, Strategy, Sales 등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빌려옵니다.

2013년 기사를 통해 보면 EIR를 초빙기업가, Entrepreneur in Residence, 상주기업가, 사내기업가라는 다양한 단어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창업을 준비하거나, 벤처캐피탈 사의 포트폴리오 중 한 곳에 C레벨로 들어가기 전에 여러 회사들을 만나볼 수 있는 중간 교두보로써의 포지션을 상호합의간에 취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벤처캐피탈 입장의 효용

  • 포트폴리오사에 대한 지원 - EIR분의 노하우와 경험을 통해
  • 벤처캐피탈회사 자체의 경쟁력 강화 - EIR분이 소속되어 주는 피드백
  • 새롭게 생길 스타트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높은 투자기회 - EIR분의 회사가 창업 시 투자 가능성

EIR 입장의 효용

  • 수 많은 포트폴리오사를 보면서 현재의 치열한 업계를 새로운 입장에서 다시 바라볼 수 있음
  • VC가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우며 몰랐던 산업에 대한 이해
  • VC가 쌓은 브랜드를 업고 다양한 분들을 사회적으로 안정된 포지션(직업 및 소속)으로 만나면서 삶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포지션 획득

결국 상호의 이득이 맞아 실리콘밸리에서 VC들이 잉여 현금흐름이 생기는 시점부터 굉장히 많이 이뤄진 실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EIR 프로그램의 최고 아웃풋 - 스노우플레이크

Sutter Hill Ventures의 EIR 스노우플레이크

CapitalEDGE에 스토리가 자세히 나와있는데 2008년 야후에서 VP of Product를 역임했던 마이크스파이저가 2009년 Sutter Hill Ventures에 합류 한 후 본인의 가설(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와 데이터 아키텍처)로 유사 회사들에 꾸준히 투자하며 SnowFlake 창업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2~3년간 스텔스 모드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2014년 10월 처음으로 서비스를 대중에 공개하고 굉장히 비약적인 성장을 달성합니다.

시장이 혼란한 지금 와중에도 시가총액을 65조원을 넘을 정도로 상장 후에도 견고한 기업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스파이저의 성장 루프

심지어 그들의 성장을 설명하는 인큐베이션 플레이북 까지 있습니다. Sutter Hill Ventures는 통상적인 VC라기에는 약간 전문가 창업 지원 + 투자 집단이라고 보면 좋고 굉장히 행동주의적 VC의 행태를 띄고 있기에 굉장히 과감합니다. 2~3명의 창업자를 찾아 같이 회사를 만들고 나아가는 구조입니다.

셔터힐 벤처스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굉장히 소수이며 기간이 깁니다.

북미 EIR의 현주소

2010년 뉴욕타임즈의 기사를 보면 NEA의 Data Domain, Accel의 MetroPCS, Zimbra, Cloudera, Crosslink Captial의 Sea Micro, Redpoint Ventures 등 굉장히 많은 실험이 진행되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에도 유명한 VC들인 것을 보면 투자에 대한 실력은 여전한 회사들이지만 EIR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우는 실험으로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채용 도와드리는 VC가 되고자 합니다.
벤처캐피탈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사 가치제안은 좋은 사람을 소개해 주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내, 해외에선 어떤 사례가 있고 저는 어떤 시도를 하려고 하는지 남기려고 합니다. 앞으로 만나는 스타트업에 좋은 가치를 더하실 모든 분들을 서로 더 잘만날 수 있는 중매쟁이가 되어보겠습니다.

이전에 썼던 글에서 봤듯이 북미 벤처캐피탈들은 계속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회사의 규모를 키우고 있는데 EIR프로그램에 대한 본인들의 철학이 계속해서 디벨롭되지 않는데에는 몇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 자본의 유동성이 높아지며 처음부터 벤처투자를 받고 시작하는 스타트업들이 너무 증가하여 EIR의 기존 풀이었던 예비창업자들에게 매력도가 낮아진 상황
  • 2010년대 이후로 스마트폰의 부각으로 새로운 필드에서의 스타트업들이 생겨 과거 경험없이도 성공하는 회사들이 많아져 경험을 덜 비싸게 대우해주기 시작한 VC들일 수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스마트폰이 열어준 스타트업들의 기회의 창이 좁아지는 이 때에 모바일 퍼스트 시대의 주요 멤버분들이 국내에서 회사를 나와서 국내 VC의 EIR 프로그램에 조인하는 것은 한 시대가 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렇다면 각 회사의 EIR 분들은 국내에 어떤 트렌드를 기대하는지 보려고 합니다.

국내 EIR의 시초

2011년 7월에 출시되어 카카오톡과 정면 대결하다 2012년 4월에 SK플래닛에 인수된 모바일 메신저 틱톡이 기업으로써 국내 VC의 EIR 케이스 중 엑싯까지 일어졌습니다. 출시 5개월만에 1,000만명까지 유저가 늘었는데 결국 카카오톡의 선점 네트워크 효과를 뚫어내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출시 당시에 속도가 훨씬 빠르고 텔레그램 처럼 접속중, 입력중이 나왔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바뀌어온 TICTOC의 
본엔젤스 공고에서 살펴볼 수 있는 틱톡의 스토리

2012년 본엔젤스의 예비창업자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과거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당시 본엔젤스는 세가지 케이스를 지원하고 있었는데요.

  1. 독자창업
  2. 창업팀에 Co-Founder로 합류
  3. 2~3년간 투자심사역으로 근무 후 창업
'본엔젤스 포트폴리오회사 공동창업자로서의 자질에 손색이 없으신 분. 기본적으로 창업에 대한 열정이 넘치시는분을 찾습니다.'

당시 실리콘밸리에서 EIR를 도입한 결과들이 나오고 있던 타이밍에 빠르게 본엔젤스에서 시도했다는 것이 굉장히 멋지네요. 장병규 의장님 리더십 하에서 운영될 때라 그런가 다양한 궁금증이 피어 오르네요. 2015년에도 생각을 밝힌 기사가 있습니다.

다양한 국내 EIR 창업 사례

그립(Grip)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

카카오가 2021년 지분 50%를 1800억에 인수하며 2018년에 설립된 스타트업 치고는 굉장히 빠른 성과를 보인 사례가 있습니다.

사실 대외적으로 EIR라고는 공표되어 있지는 않지만 TBT파트너스의 이람 대표님이 정말 많은 도움을 주며 시작된 스타트업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퍼져있습니다.

캠프모바일 전 대표님이던 이람 대표의 재창업 케이스

이람 대표님은 싸이월드 미니홈피, 네이버블로그, 카페, 밴드, 스노우, 후스콜, 워치마스터 프로젝트에 있었던 한국 서비스 기획이라는 직무의 끝판왕 분이 만든 회사다 보니 재미있게도 Sutter Hill Ventures를 벤치마크한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비슷한 행보를 가고 있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현재도 몇몇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5년 스파이카

500스타트업의 지원, IMM-포스코기술투자의 10억씩의 투자를 유치하여 시작됨

[Startup’s Story #176] ‘한국과 미국 VC로부터 21억 투자유치’ 스파이카 김호선 대표
플래텀은 ‘Startup’s Story Platform’ 을 모토로 하는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입니다.

현재는 라쿠텐에 인수된 센드애니웨어의 제품과 비슷한 것이 신기합니다. 센드애니웨어의 창업시기 인 2012년과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을 보면 항상 당대의 고객들이 원하는 비즈니스 니즈라는 것은 있고, 계속해서 변화해오는 것 같습니다.

가장 최신 사례 카카오벤처스의 VAP

2023년 8월 11일자 아티클인 만큼 가장 최신의 EIR 공표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Venturer at Port이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알코그램, 망고플레이트, 센드버드, 칼데아라는 회사의 경험을 갖고 계신 이예겸님, 망고플레이트, 센드버드, 칼데아에서의 경험이 있으신 정우영님 두분이 합류하였다고 합니다. Digitalization의 산업 관점에서의 사업 기회를 찾고 계시다고 합니다.

국내 EIR 포지션 현황

베이스인베스트먼트

  • 김정훈 - 전 지그재그 CMO/COO
  • 김유리 - 전 티맵 CPO, 비바리퍼블리카 Head of Staff
  • 원지현 - 전 왓챠 코파운더/COO

알토스벤처스

  • 박재민 - 전 토스 증권 CEO

카카오벤처스

  • 이예겸, 정우영 - 망고플레이트, 센드버드, 칼데아

EIR 프로그램의 미래를 지켜봐야하는 관점

제목은 과연 차세대 유니콘 스타트업이 EIR 분들을 통해 나올지를 이야기 했지만, 중간에 이야기 했듯이 중간자적 포지션이고 VC-EIR 분들의 상호간 이해관계가 맞기 때문에 생긴 단기적 관계로 끝날수 있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어마어마한 스타트업이 생길 것 인가도 중요하게 집중해볼만한 포인트긴 하지만 전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로 각 벤처캐피탈 사들의 포트폴리오 스타트업들이 EIR분들과의 미팅을 통해 충분히 Value-Up 된다고 느끼고 효익을 보고, 각 벤처캐피탈사들의 자체적인 체질 개선이 있다면 충분히 상호간 효용이 충분한 관계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 포지션들이 더 많이 생길지, 누가 조인할지를 지켜보는게 더 올바른 관점이 아닐까 생각은 듭니다.

제보 받습니다!

사실 공개할 의무가 없고 변동성이 많은 포지션이다 보니 파악되지 않는게 많은데 추가하고싶으신 분들은 편히 메일 주세요. romanceip5@gmail.com

대학들의 EIR 사례

MBA와 같은 경영대학들은 학생들이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해와 참여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EIR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