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KPOP 산업, 답은 어디에 있을까?

"아직도 KPOP?"

네, 아직도 KPOP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년 전에 업에 대한 저의 관점을 'KPOP 산업은 방금 시작되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정리해 보내드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글의 서두에 '아직도 KPOP?'이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언급했었죠. 그런데 하이브-어도어로부터 시작된 격동의 2024년을 겪으며 이 질문을 받는 빈도가 더욱 잦아진 것 같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의심이 쌓이는 것이 당연합니다.

연도별 국내 음반 출고량 (써클차트, 2024 재가공, 단위 : 천 장)

위 그래프는 국내에서 발매되는 연도별 피지컬 음반 출고량(상위 400개 기준)을 보여줍니다. 피지컬 음반은 KPOP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즈니스 모델이기에 성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파라미터인데요, 2020년 BTS의 Dynamite와 함께 KPOP이 본격적으로 산업화된 이후 무려 47%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끝을 모르고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2024년 하이브-어도어 사태로 거버넌스부터 산업 밸류체인까지 펀더멘탈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또 경기 침체와 맞물려 음반 물량 밀어내기 등 근본 없이 자본력이나 협상력에만 의존하던 사업 구조가 깨지면서 음반 출고량은 10년만에 최초로 역성장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관련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곡소리가 꽤나 들리고 있습니다. 기획사 의존적인 구조 하에서 전체적인 시장 규모가 작아지고, 밸류체인 상 플레이어의 숫자는 많아지면서 꽉 들어찬 레드오션이 되었다는 평가가 많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2024년을 기점으로 KPOP 산업은 축소되고 스타트업이 가치를 창출하거나 포착할 기회는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개인적인 대답을 먼저 말씀드리면 KPOP을 '한국 대중 음악 기반 흥행산업'이라고 정의하면 저도 기회는 전무하다고 생각합니다. KPOP은 더이상 '한국'의 것도, '대중'의 것도, '음악'도, '흥행산업'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 틀을 벗겨내면 너무나 재밌고 맛있는 기회들이 기다리고 있는 듯 합니다. 혼돈의 KPOP 산업,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일단 무슨 투자를 했냐면요,

저는 역사학자와 벤처투자자가 비슷하다고 믿는데요, 역사학자는 생각의 아웃풋이 글이고 벤처투자자는 투자라는 점만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 하기 전에 제가 투자한 회사들을 이야기 하는 것이 저의 관점을 드러내는 가장 선명한 표현일듯 합니다. 업에 대해 갖고 있는 관점을 듬뿍 담아 투자했고, 또 덕분에 많이 배우고 있는 포트폴리오는 아래와 같습니다.

Hello82 : 글로벌 슈퍼팬 기반 레이블

2022년과 2024년 두 번에 걸쳐 북미/유럽/남미 시장의 KPOP 중심 레이블이자 슈퍼팬 생태계 빌더인 'Hello82'에 단독으로 투자했습니다. 'Global First'를 외치며 뉴미디어 콘텐츠에서 시작해서 레이블, 유통사, 오프라인 비즈니스까지 확장하고 있는 이 회사를 처음 만났을때 연매출 40억, 손실 30억 수준이었으나, 추가 에쿼티 라운드 없이 2024년 연매출은 12배 가량 성장하고, 영업이익이 80억을 넘어섰습니다.

VC 시장이 침체되며 스타트업 입장에서의 자본 조달과 VC입장에서의 자본 운용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이 생기던 시점, 후술할 KPOP 산업의 독특한 특징에서부터 출발하여 Hello82와 프로젝트 투자의 형태로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2023년도 총 세 번에 걸쳐 각 15억원, 7.5억원, 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진행했는데 IRR 30% 수준의 이익으로 앞의 두 프로젝트를 회수하였고, 현재 마지막 프로젝트의 회수를 예정 중에 있습니다.

DOD : 시스템 기반의 IP 제작/기획

2023년과 2024년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또 다른 포트폴리오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종합 IP 플랫폼을 지향하는 '디오디'입니다. 설립 3개월이 되던 시점 시드 투자한 이 회사는 엔터테인먼트 제작기획업도 단순 창작력과 흥행 여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산업 밸류체인이 통합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개할 수 있다는 믿음 하에 창업한 회사입니다. 설립 2년만에 비투비 등 대형 아티스트 계약과 함께 2024년 세 자리수 매출과 20%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고, 기업가치는 최초 투자 시점의 10배를 넘어섰습니다.

디오디, 해시드벤처스 등서 121억원 프리A 투자 유치
글로벌 뮤직 엔터프라이즈 디오디(대표 이민형)가 국내 유수의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121억원 규모의 프리A(Pre-A) 시리즈 투자를 유치했다고 6일 밝혔다.올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대 규모로 진행된 이번 투자에는 해시드벤처스의 주도로 CJ인베스트먼트, iM투자파트너스, 유니온…

Chartmetric : 음악 메타데이터 분석

KPOP에 한정되는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2021년부터 함께하고 있는 음악 데이터 분석 SaaS 'Chartmetric'은 KPOP을 포함한 글로벌 음악 산업 변화의 표상과도 같습니다. 산업 전반에서 데이터 분석의 중요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투자 이후 적자를 한 번도 보지 않으면서 2024년 달성한 ARR USD 10M은 그 증거가 되는 듯 합니다.

$10,000,000 ARR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 차트메트릭의 연간 구독 매출(ARR)이 $10M을 넘었다. 2018년 말에 처음 $1MM 을 넘었다고 포스팅했는데, 그로부터 6년이 지나서의 일이다. 예전에, 사업을 한다는 것이 눈사람 만드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여전히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처음엔 잘 안뭉쳐지고, 눈덩이도 잘 안뭉쳐져서 이렇게 해…

KPOP 산업을 바라보는 앵글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위와 같은 기업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키워드는

슈퍼팬, 글로벌, 데이터

입니다.

다시 조합해보면, 혼돈의 시장 상황에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슈퍼팬 비즈니스'는 지속적으로 알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실 세 키워드 중 하나만 가져도 꽤나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한국 대중음악 기반의 흥행산업'과는 전혀 다른 업이 된 것이죠.

그리고 이 세가지 키워드가 중요한, 그리고 점점 더 중요해질 이유는 굉장히 선명합니다. 세 키워드를 주목해야 하는 근원적 이유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뉴미디어 10년 역사와 '슈퍼팬'시대의 개막

개인적으로 슈퍼팬 소비자의 등장은 KPOP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음악산업 그리고 더 넓은 컨슈머 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기술 발전에 따른 뉴미디어의 보편화라고 생각합니다.

뉴미디어의 사전적 정의는 '영상, 음악, 문자 등의 전통적인 전달 매체에 컴퓨터와 통신 기술 등이 갖는 높은 상호작용성이 더해져 만들어진 새로운 개념의 매체'입니다. 따분한 정의는 제끼고 현재 왕좌를 차지한 뉴미디어 플랫폼을 이야기해보면,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플랫폼이 있겠죠. 이들은 하나하나 글자그대로 10억명을 훌쩍 넘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바꿔놓았습니다.

뉴미디어는 대략 10년~2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데요, 이들이 본격적으로 번영을 시작하던 2010년대 초에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가장 먼저 느낀 차별적인 가치는 '글로벌'이었습니다.

영상 플랫폼을 예시로 들면 레거시 미디어에 올라가던 영상 대비,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은 day1부터 해외 고객을 만날 가능성을 만들었고 국내 유튜브 초기에 커버 가수 J.Fla나 기타리스트 정성하 같은 분들이 수백만의 팔로워를 확보하며 길을 개척하였습니다.

Digital native한 형태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뉴미디어가 10년 이상 사람들의 행동을 장악하는 동안, 이전 레거시 미디어에 비해 완전히 차별적인 가치를 창출해낸 포인트가 '글로벌' 말고도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첫번째는 '개인화 알고리즘'입니다. 대형 뉴미디어 플랫폼은 소비자들에게 그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알고리즘 기반으로 떠먹여주기 시작했고, 이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컨슈머 영역의 초개인화 트렌드로 이끌었습니다. 제 유튜브 앱과 저희 어머니의 유튜브 앱을 들어가면 '이게 같은 서비스가 맞나?' 싶을 정도이죠.

두번째는 '상호작용'입니다. 뉴미디어의 사전적 정의에도 삽입되어 있는 이 단어는, 개인적으로 비즈니스의 맥락에서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를 가장 강하게 가르는 특징이라고 생각됩니다. 레거시 미디어는 일방향 Push와 내재적인 고퀄의 콘텐츠 생산을 그 본질로 삼았다면, 뉴미디어는 양방향의 Push & Pull, 그리고 interaction을 기반으로 하는 (잠정적으로) 무한한 공동생산과 재생산을 특징으로 합니다.

뉴미디어의 개인화 알고리즘과 함께 끝없는 크리에이터-팬 간의 상호작용이 10년이상 지속되며, 사람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가장 깊은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소비자가 되었습니다. 즉 단순히 매스 콘텐츠의 소비자가 아니라 '니치 팬덤'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소비자가 다수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이러한 팬-크리에이터 관계를 기반으로 어마어마한 크기의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마이클 잭슨이나, 락스타의 전유물이기만 했던 '슈퍼팬'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독점 시장이 개별 크리에이터 별로 사방팔방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죠.

제가 KPOP 산업에서 뉴미디어를 이야기 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글로벌 KPOP 산업의 촉발 지점을 <2012년 유튜브 채널 '방탄TV' 개설>로 보기 때문입니다. 2012년에 국내에서 유튜브가 얼마나 척박한 플랫폼이었는지 기억하신다면, 방탄tv의 개설은 놀라울 정도의 선도적 움직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2년의 유튜브를 기억하시나요?

방탄소년단은 데뷔 시점부터 신시장 개척의 통로로 1) 유튜브 등 글로벌을 상대로 한 소셜미디어 활동과 2) 미국 현지 프로모션을 바닥부터 뛰어들었습니다. 이는 미국 및 글로벌의 특정 소비자들에게 뉴미디어의 본원적 특징에 따라 '너가 좋아하는 신선한 것을 보여줄게, 깊게 즐겨봐'라는 형태로 제시되었고 결국 미국에서도 팬덤 Army를 만들어냈습니다. Army 들은 BTS의 가장 열렬한 옹호자이자 소비자, 그리고 콘텐츠 재생산자를 자처했고 이는 점차 빅히트 입장에서 비즈니스의 확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많은 KPOP 아티스트들이 유사한 전략을 취하면서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방시혁 의장은 '방탄소년단은 데뷔 하자마자 한국에서도 성공한 아티스트였다.'라고 언급했지만, 당시에 힙합과 아이돌을 모두 좋아하던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생소한 이야기입니다.(방탄소년단은 힙합 아이돌을 표방했고, 힙합 커뮤니티에서 꽤나 지탄받았었죠. 국내에서 주류 아이돌이었다고 보기도 힘듭니다. 2012년은 엑소가 데뷔한 해입니다.)

KPOP을 여전히 창작과 흥행에만 의존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BTS의 성공요인을 노래가 좋아서, 잘생겨서, 방시혁 의장이 훌륭한 작곡가여서, 연예계 인맥이 좋아서 등으로 뽑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진짜 알파를 만들어낸 것은 뉴미디어의 시대적 흐름과 기술의 변화에 완벽히 부합하는 비즈니스 전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BTS 이후의 KPOP 산업은 본질부터 '슈퍼팬, 글로벌, 데이터'에 아주 밀접하게 붙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혼돈의 2024년을 지나 이 키워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슈퍼팬 - 비즈니스 모델의 양적 확장

슈퍼팬이라는 소비자가 비즈니스에 끼치는 영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슈퍼팬 현상 자체는 KPOP 입장에서는 최근 부각된 것이 아니긴 합니다. 다만 최근 다른 음악 산업에서도 슈퍼팬의 중요도가 격상되고 있고, 시장의 혼돈 사이에서 슈퍼팬 관련 비즈니스 스탠스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볼만 합니다.

일단 대체 슈퍼팬이 뭔데?

슈퍼팬에 대한 정의는 굉장히 다양하지만 저는 빌보드와 같은 PMC 계열사인 데이터 분석 기업 Luminate의 정의를 가장 좋아합니다. Luminate는 슈퍼팬을 아래와 같이 이야기합니다.

fans who engage with artists and their content in 5+ different ways

아티스트 혹은 그의 창작물을 5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소비하는 팬들이 슈퍼팬이라는 것이죠.

쉽게 잘 떠오르지도 않는 '5가지 이상의 소비 활동 방법'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더이상 어떤 재화나 서비스가 공급 되는지는 무의미하고 '너가 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사고 싶어'의 단계에 들어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KPOP은 이러한 슈퍼팬의 다양한 니즈를 비즈니스화 하는 데에 선수입니다.

슈퍼팬은 공연, 음반, MD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티스트를 소비합니다 (Luminate 2024)

슈퍼팬 비즈니스 !== 음악 비즈니스

하이브의 매출 breakdown을 비즈니스 모델 별로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분포가 보입니다. 특히 글로벌 1위 레이블 UMG와 비교하면 그 생김새는 더 드라마틱하게 느껴집니다.

하이브 (2023년 온기 IR), UMG (2022년 온기 IR) 재가공

하이브의 2023년 온기 기준 총매출 2.1조원 중 주요 비즈니스별 매출은 1. 음반 (6,700억원), 2. 음원 (3,000억원), 3. 공연 (3,600억원), 4. 광고, 출연료, 매니지먼트 (1,400억원), 5. MD 및 라이선싱 (3,300억원), 6. 콘텐츠 (2,900억원), 7. 팬클럽 등 (900억원) 입니다. 약 9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무려 7개나 되며, 가장 비중이 큰 음반도 전체의 30% 수준만 차지하는 고른 분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글로벌 1위 레이블 UMG의 77% 매출은 음원 IP에서부터 발생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중 17%는 음원 파생산업으로 볼 수 있는 퍼블리싱 사업에서 발생하죠. 오직 6% 정도만이 MD 등 음원에서 벗어난 비즈니스모델에서 발생합니다.

결국 하이브는 슈퍼팬 비즈니스, UMG는 음악 비즈니스라는 전혀 다른 업을 전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면 티셔츠를

대형 글로벌 레이블은 슈퍼팬에 관심이 없기 때문일까요? 2024년 초에 UMG의 CEO Lucian Grainge와 Warner Music의 CEO Robert Kyncl이 일제히 신년 인사에서 그들이 'Monetizing Superfans'에 집중하겠다 밝힌 것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슈퍼팬은 전체 음악업계가 쳐다보고 있는 화두이고, KPOP은 명백히 그 최전선에 서있는 듯 합니다.

Lucian Grainge Says UMG Is ‘Creating the Blueprint For Labels of the Future’ in New Year’s Memo to Staff
UMG chairman and CEO Lucian Grainge’s New Year’s 2024 message to staff is out. Read the full memo.

슈퍼팬 비즈니스는 슈퍼팬에 집중해야 한다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시나요? 당연한 얘기가 맞습니다만, 실제 KPOP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팬이 아닌 IP를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려는 스탠스의 기업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팬이 원하는 것을 가져다 주는 것과 팬들을 털어먹겠다는 플랜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공급자 중심적으로 'IP 홀더는 왕이다'의 스탠스를 갖고 사업을 전개하다가는 배탈이 나기 일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레이블이 쓴 'Monetizing superfans'라는 말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개미 털어먹기' 같은 뉘앙스랄까요 😦)

17만원→ 7만원, 세븐틴 고가 음반 논란의 진짜 문제
케이팝 대표 그룹 세븐틴이 최근 예상치 못했던 논란에 휩싸였다. 세븐틴은 지난달 29일, 9년 간의 활동을 총집대성한 베스트 앨범 < 17 IS RIGHT HERE >과 머릿곡 ‘마에스트로’를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해당 음반은 발매 첫 주에만 무려 296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할 만큼 글로벌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슈퍼팬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과 주안점

슈퍼팬 비즈니스의 첫 번째 장점은 적은 소비자 모수로도 깊은 관계를 기반으로 충분히 큰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천만명, 억명 등 거대한 매스를 확보하는 것이 컨슈머 영역에서 매출극대화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면, 슈퍼팬 비즈니스에서는 10만명의 팬으로도 동일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KPOP은 더이상 '대중'음악이 아니라 '니치한 슈퍼팬'으로 소비자 풀을 상대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그 니치가 글로벌 스케일이기에 생각보다 엄청 많을 뿐..)

아래 저희 낭만투자파트너스가 Riot games 출신의 patron fund와 인터뷰한 내용에서도 컨슈머 영역의 변화에 대해 비슷한 맥락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10:35~)

슈퍼팬 비즈니스의 두번째 장점은 비즈니스 모델 다양화에 따른 매출 업사이드 증가와 재무 변동성 완화입니다. 슈퍼팬 비즈니스 하에서 기업은 다양한 매출원으로부터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슈퍼팬 입장에서는 소비하고 즐길 거리를 더욱 많아집니다. 그리고 슈퍼팬을 중심으로 짜여진 사업 구조는 과거와 달리 단일 콘텐츠의 흥행 리스크를 헷징할 수 있게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자원이 한정적인 스타트업들에게는 가혹하게 들릴 수 있지만, KPOP 사업을 전개하며 단일 비즈니스 모델에 의존적인 사업구조를 갖는 것은 사업 안정성 리스크가 다른 산업군에 비해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팬데믹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피지컬 앨범은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들어 주춤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팬들이 돈을 투어 공연가는데 쓰기 시작했거든요.

슈퍼팬 비즈니스에서는 상황에 따라 사업의 범주를 확장 혹은 변경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고, 그렇기에 종합적인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접근이 타당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슈퍼팬 현상은 최근 '글로벌'이라는 키워드와 결합되며 더욱 다이나믹한 시장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2025년 KPOP 산업을 바라보며 '글로벌'에서는 어떤 관점을 구축해야 하는지, '데이터'는 왜 중요하고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다음 글에서 더욱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KPOP 뿐만 아니라 기술 발전에 따른 총체적인 컨슈머 영역에서의 각종 이야기를 가볍게 다뤄보기 위해 개인 블로그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가건물도 안올라간 공사장인데요 ㅎㅎ 유사한 관심사를 갖고 계시는 분들을 항상 만나보고 싶습니다. 지켜봐주세요 😄

Silkroad Camel
When consumer meets tech 컨슈머가 테크를 만났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