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스타트업 vs 신규 진입 스타트업: 승자를 찾고 싶어하는 투자자의 눈
1년만에 손익이 5000억원 좋아진 기업이 있습니다. 시장의 독점력을 이용한 엄청난 성과인데, 그 때문에 행복해진 대상들은 누구일까요? 고객? 파트너? 주주 입니다.
배달의민족이 영업이익 4241억원 역대 최고의 실적을 냄과 동시에 큰 폭으로 침체하기 시작하는 배달 시장을 보면서 엄청난 어색함과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와 함께 지난 2월 무려 11.5%나 국내 배달량이 감소하였습니다.
독점, 담합은 시장, 고객 전체의 효익을 떨어뜨리고 기업이 지배력을 이용한 영업이익 극대화에만 신경을 세우기 때문에 정부에서 규제하는 중요한 영역입니다. 최근 배달 시장이 쿠팡이츠의 점차적인 점유율 감소와 함께 배달의민족이 지배적 사업자가 되면서 엄청난 실적 턴어라운드와 함께 국내 많은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배달비에 대한 부담, 배달업주들의 어려움에 대한 사회적 공감 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분명히 코로나 시대를 지나오면서 배달음식 자체는 국민들에게 명확한 가치를 전달하는 서비스가 되었는데 독점 기업의 영업이익률 개선의 프로젝트 때문에 사회 전체의 효용을 줄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미국은 반독점법을 통해 이런 현상에 굉장히 예민하고 기민하게 반응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그 역할을 해줘야 할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가의 횡포를 막는데 리소스를 많이 들이는지 아직 그들은 독점기업, 담합들에 대한 견제의 역할은 충분히 못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조사를 찾아보니 정의정책연구소에서 나온 한국 경제에서 플랫폼 독점의 위험성과 해법에 대한 조사가 있습니다.
미국 아마존의 독점 사례를 들며 이들이 얼마나 압도적인 사업자였는지 설명합니다.
사실 좋아진 순익은 유통 외 사업에서 순이익을 낸 포인트입니다. 유통 사업은 사회적 손익을 해치지 않는 이미지를 챙겨가며 규제기관의 견제를 피하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독점에 대한 견제와 소송은 꾸준히 이어져 록펠러부터 시작하여
1980년대 통신 -> 1990년대 IT -> 21세기 빅테크
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AT&T, MS, 구글, 페이스북)
우리나라에서 현재 플랫폼 기업에 대해 나오고 있는 담론은 생각보다 담백해서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나온 해소책은
- 미국식으로 기업을 해체하고 여러 기업으로 나누기
- 플랫폼을 인프라와 서비스 제공자로 나눠서 다양한 사업들관의 상생과 경쟁 관계로 만들어버리기 '미들웨어'
- 자연독점 현상을 용인하되 그들의 횡포를 규제로 직접 컨트롤하는 방안
이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진짜 해결해야하는 문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제 스스로가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우아한형제들이 더이상 한국의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다국적 기업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자체 자정효과가 아닌 외부의 외압에 의해서 조정되어가지 않을까 생각이듭니다.
독점에 대해 VC가 취해야할 전략은?
시장의 빈틈에서 출발한 스타트업들이 독점을 하는 영역이 생겨 사회 전체 효익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니 벤처 투자자입장에선 2가지 사고가 필요한 순간인 것 같습니다.
- 독점이 될 스타트업을 찾는 법
- 독점 시장에서 살아남아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드는 스타트업을 찾는 법
내가 투자한 기업이 독점기업이 되는건 너무나도 환영할 일이라는 역설
스타트업 독점 전략가 피터 틸(Peter Thiel)
독점시장 1타강사 페이팔 마피아의 큰 축 중 하나인 피터틸의 책 '제로투원(Zero to One)에서 우리는 그 힌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자인 피터틸은 실리콘밸리 내 인사이더 중 인사이더로 다양한 시도를 아직까지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Zero to One 내용 요약
필수 요소 4가지를 모두 가질 필요는 없으나 필수요소가 없으면 시장을 독점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벤처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연하게도 기술을 보유하거나, 네트워크 효과를 달성할 기업이거나, 규모의 경제(한계비용이 작은 소프트웨어 기업도 해당)을 달성할 기업이거나, 브랜드 가치가 쌓일 회사에 투자하기에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트업으로써 승리하기 위해서는 경쟁을 잘 이기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사업하는 무대를 얼마나 독점하여 남들과의 경쟁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력을 갖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주효한 전략이라는 것 입니다.
초기의 페이스북은 SNS라는 네트워크 싸움에서 경쟁하는 기업이 아닌 하버드대학생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독점하는 전략, 그 후에는 아이비리그, 미국 대학 등등 독점해나가는 시장을 넓혀서 경쟁을 해 나갔다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페이스북이 65억원 기업가치일 때, 6.5억원을 투자한 피터틸은 그 후 그의 성공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키우면서 차리게 된 투자사가 Founder Fund입니다.
피터틸의 투자사 Founders Fund
(독점이 될 스타트업을 찾는법)
피터틸의 독점 전략의 정신에 부합하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VC입니다. 자세한 투자사 내용은 CaptialEdge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파운더스펀드의 가장 중요한 가설은 실리콘밸리의 많은 투자자들이 지지 않는 기술적 장벽(과학, 자연현상)에 대한 큰 리스크를 지고 사람을 믿고 투자하기입니다.
스페이스X, 팔란티어와 같은 기술기업이 떠오르시겠지만 결국 이들은 Stemcentrx로 엄청난 배팅을 성공해냈습니다. 2000억원의 투자로 2조원을 회수했습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바이오 전문가인 BioMoment 텔레그램 운영자(동료,슈미트최고)에게 물어본 결과로는 당시 생소한 기술인 바이오마커+소세포폐암이라는 특정 치료법을 통해 독점이 가능한 큰 가설 2개를 밀어붙인 회사로 보인다 하니 확실히 파운더스 펀드는 큰 가설에 배팅을 해온 투자사 같습니다.
반전으로는 $ 9.8B에 회사를 매각 시켰지만 결국 3년간 기술개발을 하다 임상 실패를 하면서 위에서 말한 기술적 장벽(생명공학)을 넘지 못하여 흑역사가 될 수 있지만 이런 큰 도전을 이끌어낸 파운더스 펀드의 도전, 회수는 결국 시장의 수많은 바이오 전문가들을 창업생태계로 끌어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기술에 대한 배팅, 큰 투자금이 필요한 사업(스페이스 X)라도 리스크를 테이킹 하는 그들의 독점 전략이 결국 현재 파운더스펀드의 평판과 지위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투자자들은 어떤 영역을 독점하고 있고, 독점하려는 걸까요? 저는 확실히 독점하고 싶어하는 영역은 있기는 합니다 ㅎㅎ.
독점 시장에서 살아남아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드는 스타트업
독점 구조를 깨버린 스타트업 비즈니스 사례는 찾아보니 정말 적고 명확한 공통점 도출은 어려웠습니다. 그만큼 독점력이라는게 경쟁자의 등장을 막고 정상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엄청난 도움을 주는구나 싶었습니다.
- Myspace는 코넬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달리 사람들의 연결을 장려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능에 대해서 폐쇄적이여서 본래의 독점력을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결국 페이스북이 지배적인 소셜네트워크 회사를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그들의 실책과 오판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Yahoo의 자체 편집에 의한(네이버 같은) 웹포탈 구성은 결국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일부 사람들만 만족할 수 있는 구조이며 구글은 처음부터 그 협소성에 집중하여 스케일을 키울 수 있는, 모든 정보를 검색하고 보여줄 수 있는 기술 기반으로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구글의 성공은 실리콘밸리에서 모두가 확장성을 고려하게 된 사례일 정도라고 하니 결국 야후 전략의 오류가 아니었을까 하는게 후평인 것 같습니다.
결국 판을 뒤집은 사례를 보면 새로운 사업자의 엄청난 역량 외에도 기존 사업자의 실책도 함께했던 것 같습니다.
과거 승리자인 구글이 독점기업에서 위협받는 이유
현재 openAI의 약진이 구글 주가하락의 이유가 되는 것도 구글이 전세계 AI기술을 혁신하는 기업이었지만 본인들의 주 사업인 검색에 위협이 될 수 있는 ChatGPT와 같은 제품을 개발하거나 발전시키는데 소극적인 사이에 새로운 스타트업이 틈을 비집고 들어올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기존 독점기업의 실책이나 실수가 새로운 기업들이 독점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독점시장에 진입하려는 국내 사례는?
최근 배달의 민족이 영업이익을 극대화한 행동이 국민들의 미움을 사는 것이 과연 B2C 소비자들의 가벼운 변심인지, 위에 열거된 독점시장을 잃어버릴 정도의 패착이 될 행동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착한 기업인지는 모르겠지만, 표정만큼은 착한 관악구 중심에서 합배송을 통해 수수료 절감 배달앱을 통해 배달앱들과 경쟁하는 기업도 나왔습니다.
요새 재미있게 보고 있는 뉴스레터의 두잇 비즈니스 및 배달시장 분석에 더 자세한 내용이 나와있습니다.
두잇 앱을 들어가보면 단순 주문, 음식점 메뉴 외에 유저들의 소통, 자연스러운 방문을 위한 다양한 장치를 설계하였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토스, 최저가 쇼핑몰 올웨이즈, 중국의 핀둬둬, 미국의 테무(TEMU)와 같이 굉장히 고도화되어가는 현 시대의 모바일 서비스 설계를 보여줍니다.
결국 한 유저 당 예상되는 매출과 공헌이익이 나온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트래픽을 유지하면서 나아가는 철저한 그로스해킹적 관점에서의 서비스 설계인 것 같습니다.
마치 틱톡의 서비스 경험은 배너광고, 팝업광고가 나오는 등 모바일의 미니멀한 고객경험과 반대되는 굉장히 지저분하고 어지러운 경험을 제공하지만 결국 깔끔한 경험의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의 릴스 트래픽을 훨씬 상회하는 현시대의 서비스 구성입니다.
위와 같은 구성을 가진 두잇의 트래픽이 정말로 강력한 것인지, 사실 서울의 지역구 25개 중 관악구 1개에서만 운영하는 두잇인데 전국을 상대로 배달 사업을 하는 배달의 민족이 먼저 배민원을 희생하며 아래 기사처럼 선대응을 한 것을 보면 한집배달 때 쿠팡이츠의 진입을 빠르게 막지 못해 엄청난 점유율 희생을 당했던 과거 사례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것 같습니다.
결국 얼마나 두잇이 관악구에서 잘하고 있길래 미리 대처할까가 지켜볼만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두잇처럼 독점시장에 도전하고 싶어하는 스타트업, 경쟁없이 독점을 하려고 하는 스타트업들이 있다면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아래는 독점 1타강사 피터틸의 자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