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이차전지 다음 주자가 될 수 있을까?
높아지는 인건비와 인력난, 중대재해처벌법, 높은 생산성 및 효율성 추구로 인해 물류 로봇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Reference를 확보한 기업은 Capex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내야 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물류 로봇 분야는 재무적 지원이 가능하고 M&A에 전문성을 지닌 PE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Executive Summary
물류 로봇 기업의 필승 전략은 이차전지 소재 기업의 전략과 닮아있는데요. 이차전지 소재 기업은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기 위해선 1) 대기업 수주 및 공급 Reference를 확보해야하고, 2) 생산 설비 확보를 위한 Capex 투자를 위한 자본이 필요하고, 3) 관련 기술력 및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합니다.
기술과 산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물류 로봇 회사와 재무적 지원과 M&A 전문성을 지닌 PE가 잘 만난다면 좋은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준버(John.ber Kim)
지난 글에선 에코프로에 투자했던 PE의 사례를 소개드렸는데요. 지금 이순간 미래의 에코프로가 될 수 있는 로봇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면 엄청난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낭투파 구독자 분들의 최애 SF 영화는 무엇인가요?
2004년 개봉했던 '아이로봇'이 지금까지 저의 최애 SF영화인데요. 영화의 배경 연도는 2035년입니다. 영화 개봉으로 부터 거의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고, 영화의 배경까지는 10년 정도가 남았습니다. 실제로 2030년쯤에는 로봇 산업이 지금 보다 훨씬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로봇 산업, 확정된 미래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94조원 수준에서 2032년 약 368조원으로 연평균 14.7%의 성장률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전까지는 로봇이 공장 생산라인에서 단순 조립 및 운반 정도의 반복 작업을 수행했다면, 점차 더 복잡한 생산활동에 사람과 함께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로봇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
산업에 돈이 몰리고 성장하는 과정을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주가를 통해 확인하는 것인데요. 로봇 관련 ETF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50% 정도 올랐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의 조정을 감안하더라도 연초 대비 9월 중순 고점 기준으로는 74%나 상승했었는데요. 로봇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구간이라고 판단됩니다.
마침 내일(2023년 10월 5일)은 두산로보틱스가 상장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청약경쟁률 524대 1에 청약증거금 33조1093억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가되고 있는데요. 요즘 같이 불안한 시장에서도 로봇 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꽤 뜨거운 상황입니다.
PE가 지금 로봇 산업에 투자한다면?
김준버(John.ber Kim)
이전 글에서 PE가 Deal Sourcing을 할 때 평소 매력적으로 보고 있는 산업과 관련된 스터디를 깊게 하고, 기존 관련 산업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있는 경우, 해당 섹터를 Top down으로 리서치하고 스크리닝하여 투자 대상 회사를 추려가는 방식이 있다고 알아봤는데요. 유망한 산업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산업이 성장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 실제 산업의 M&A 및 투자 사례, 투자금 집행 후 회수 과정의 ROI가 어느 정도로 예측 가능한지?
높아지는 인건비와 구인난, 중대재해 처벌법, 높은 생산성 및 효율성 추구로 인해 로봇 산업 성장의 구조적 환경은 이미 갖춰졌습니다. 로봇 산업은 특성상 높은 기술력을 요구함과 동시에 Reference가 매우 중요한데요. 대기업과 수주 공급한 이력은 이후 대규모 수주를 위해서 필수적이고, 그와 동시에 생산 Capa를 확보해야 합니다. 수주를 받기 위해 R&D 및 생산 설비 확보를 위해 미리 Capex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산업인 셈이죠.
특히 아직은 대부분의 로봇 기업들이 의미 있는 규모의 영업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수년 내에 규모의 경제 확보를 통해 흑자 전환 및 수익성 증대가 기대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금이 집행되고 Capex 투자에 따라 Capa 확충 및 수주 규모 확대로 인한 높은 확률로 예측 가능한 ROI는 매우 매력적인 투자 대상입니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성장이 정체된 요즘 성장성이 보장된 산업에는 돈이 몰리기 마련이죠. 그런 의미에서 물류 로봇 분야는 재무적 지원이 가능하고 M&A에 전문성을 지닌 PE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내일 상장 예정인 두산로보틱스 또한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이미 투자했던 기업으로 이번 상장을 통해 4배 이상의 수익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IMM PE는 2021년 서빙 로봇 제조 기업인 베어로보틱스에 약 600억원(5,0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요. 2년이 지난 현재 베어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크게 상승하고 있어 우수한 평가 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
PE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의 로봇 관련 투자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9%를 인수하며 신사업으로 로봇을 가져가고 있고, 현대차 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를 발표, LG전자는 로봇 제조 업체인 로보스타를 인수하여 로봇 브랜드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로봇이라고 하면 대부분 인간의 형태를 닮은 휴머노이드를 많이 떠올렸는데요. 로봇의 형태는 꽤나 다양합니다.
사실 로봇은 굳이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각각의 쓰임새에 따라 적합한 형태를 하고 있는게 더 합리적이죠. 산업용, 의료용 로봇은 이미 우리 곁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WSJ(월 스트리 저널)도 주목한 K-야쿠르트 로봇
얼마 전에는 야쿠르트 아주머니의 진화라는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야쿠르트 아주머니의 모습은 노란색 유니폼에 손수레를 직접 끌고 다니시는 모습인데요.
어느 순간부터 전동 카트로 바뀌었습니다. 2012년 hy는 약 2,000억원을 투자하여, 2014년 12월 세계 최초로 사람이 탐승 가능한 냉장고형 전동카트를 출시 후 2015년에 도입했는데요. 당시 월 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에도 "New Yogurtmobiles in South Korea Cause a Stir"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습니다.
새로운 야쿠르트모바일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는 기사였는데요. 해당 전동 카트는 손수레에 모터를 단게 아니고, 달리는 냉장고라고 부르는게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야쿠르트 전동 카트를 닮은 로봇이 공장에서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데요. 오늘 글에서 한 번 다뤄보겠습니다.
로봇 산업의 성장(AMR 물류 로봇)
몇가지 키워드를 나열해보겠습니다.
"AI, 자율주행, 자동화, 서비스, 제조, 물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산업은 무엇일까요? 바로 로봇 산업입니다.
산업의 성장을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돈이 투입되기 위해선 그만큼의 수요가 필수적입니다. 구조적으로 특정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 여러 조건이 필요한데요. 높아지는 인건비, 인력난, 안전 사고 문제(중대재해 처벌법), 생산성 증대 니즈 등의 환경에서 로봇을 도입하는 기업들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 글에서는 물류 로봇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물류 로봇은 성격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바닥에 검은색 라인이 그려져 해당 길을 따라 다니는 AGV(Automated Guided Vehicle)과 자율주행이 가능하여 사람과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하여 목적지로 이동하는 AMR(Autonomous Mobile Robot)입니다.
AGV와 AMR을 선택함에 있어 가장 큰 이슈는 가격 문제였습니다. AMR은 자율주행을 해야하기 때문에 카메라, LiDAR 센서 등 고가의 부품과 높은 기술 난이도를 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대가 형성되었으나, 그 가격대는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가격외에도 AGV가 상대적으로 더 무거운 무게를 적재가능하고 정해진 루트만 움직이는 경우 높은 정확성을 보이기 때문에 물류 회사에서 많이 채택하였지만, 점차 AMR의 채택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맞춤형 생산, 공장 재고 관리, 스마트 물류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AI 및 공정 내 IoT와 연계한 물류로봇의 니즈가 높아지는 추세에서 기존 허들이던 AMR의 가격이 점차 낮아지며 물류 산업으로의 침투율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복잡해지는 공정 대응과 공정 비용 절감 효과를 고려하면 초기 투자비용은 수년 이내에 회수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내에선 현대차가 로봇 도입에 적극적인 편인데요. 그동안 무거운 엔진을 사람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옮겼다면, 2021년부터 AMR을 도입해 공정 효율을 높이고 인명사고와 같은 산업재해를 줄이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위아에서 2024년부터 미국 전기차 공장 및 현대모비스 미국 공장 라인에 AMR 물류 로봇을 공급하겠다고 발표 했습니다.
AMR은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이차전지 공정에도 적용 및 테스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관련 주요 기업들은 북미와 유럽에 공장을 두고 있는데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1) 높은 인건비와 인력난, 2) 산업안전보건법 이슈, 3) 높은 생산성 및 효율성에 대한 니즈 등으로 인해 AMR 채택이 늘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산업을 대하는 투자자의 관점
로봇 산업은 성장하고 있고, 그 중 물류 로봇 산업은 가장 빠르게 수요가 증가하며 2024년을 기점으로 많은 기업들의 도입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확실한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산업을 찾았다면 어떤 기업이 가장 수혜를 받을지를 고민해야 하는데요.
현재 시장은 증가하는 물류 로봇 수요에 맞추어 대응하고 있으나, 명확한 선두 플레어가 정해진 상황은 아닙니다. 매출 100~200억 수준의 스타트업 및 중소규모의 기업들 간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들어 규모와 역량 확보를 위한 M&A 및 자금 조달 목적의 IPO에 대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Consolidation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류 로봇 기업의 필승 전략은 이차전지 소재 기업의 전략과 닮아있는데요. 이차전지 소재 기업은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기 위해선 1) Reference를 확보해야하고, 2) 생산 설비 확보를 위한 Capex 투자를 위한 자본이 필요하고, 3) 관련 기술력 및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필수 조건들은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인내의 시간과 초기 투자를 거쳐 살아남아야만 그 다음이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는 가장 잘 될 것 같은 기업을 선별하여 투자를 하고 빠른 시일 내에 가장 높은 ROI를 확보해야 합니다. 돈이 투자되면 해당 자금으로 R&D, 생산 Capa 확장, 추가적인 대기업 수주 및 reference 확보로 이어지고, 수익성 증대를 이뤄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로봇 관련 기업들은 영업손실 상황입니다. 단기간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겠다는 투자 접근 보단, 1차적으로 관련 시장의 헤게모니 선점을 위해 장기적인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긴 호흡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김준버(John.ber Kim)
지난 글에서 경제적해자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요. 수주 산업을 하는 기업의 진입장벽에는 대기업 수주 Reference가 강력한 Factor로 작용합니다. 최소한 납품 이력을 확보해야 그 다음 추가 공급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고 추가적인 capex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결국 PE가 물류 로봇 산업에 투자한다면, 가장 성장성이 높을 것 같은 기업을 선정하여 큰 규모의 투자를 하고, 그 투자금을 통해 규모의 경제 구축과 더불어 대량 수주를 통해 수익성 증대를 이루어내야 합니다. 아직 성숙한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을 감안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 및 사업부가 있다면 M&A도 검토해야 합니다. 기술과 산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물류 로봇 회사와 재무적 지원과 M&A 전문성을 지닌 PE가 잘 만난다면 좋은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 주요 AGV/AMR 플레이어 현황
티로보틱스(SK온 수주), 유진로봇(현대모비스 수주), 모비어스앤밸류체인(현대차, 삼성전자 수주), 시스콘(현대차, 삼성SDS 수주), 티라로보틱스(SKC, 삼성물산 수주), 트위니(다수 소규모 기업 및 공공기관) 등의 물류 로봇 플레이어들이 존재하며, 각각의 거래처 별 요구 스펙에 맞춘 제품 개발 및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AGV와 같이 정해진 구간을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점차 AMR 도입 확대와 더불어 현장 작업자와의 협업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지능형 소프트웨어 솔루션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AMR이 다른 로봇이나 작업자를 방해하지 않고 원활하게 다시 충전 지점 혹은 처음 출발 지점으로 돌아가게 하는 소프트웨어가 등장했는데요. 물류 현장의 대표 솔루션이라 할 수 있는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등에 로봇 기술을 통합하는 지능형 소프트 웨어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류 로봇의 운영 및 공장 전체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신뢰성 높은 데이터 수집을 통해 다양한 솔루션 개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물류 로봇의 하드웨어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 또한 부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AMR을 비롯한 물류 자동화 설비를 공급하는 업체는 다수 존재하지만, 대규모 AMR을 동시 관제하고 현장에 바로 적용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확보한 업체는 드문 상황입니다.
결국 물류 자동화 시장은 AMR을 비롯한 물류 자동화 설비와의 연결 및 시스템 연동, 통합 관제 솔루션까지 폭 넓게 커버할 수 있는 사업자가 헤게모니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연 성장하는 산업에서 어느 기업이 어떤 전략을 통해 가장 큰 수혜를 보며, 가장 빠른 성장을 이루는 승자가 될지 같이 고민하고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