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글로벌을 외치지만 한국의 자동차 금융 시장에 기회가 있습니다!
모두가 글로벌이 유일한 답이라는데...
한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언제 마지막으로 들어보셨나요? 한국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수없이 기억이 나지만, 긍정적인 내용들은 이제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출산율이 망가졌다. 성장이 둔화됐다. 공실이 심하다. 환율이 망가졌다. 수출이 안된다. 대기업이 위험하다. 구조조정을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들어왔던 얘기들입니다.
내수가 안좋으니 테헤란로 사람들도 달라졌습니다. 창업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첫 날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국룰이 되었고, 투자자도 글로벌 시장을 목표하는 서비스를 찾거나 피투자사에 글로벌 진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앞을 실리콘밸리로 만들고 있던 스프링캠프는 아예 본진을 스탠포드 대학교 앞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모두 기회를 찾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낭투파에서도 여러번 반복해서 전달했지만 시장 크기는 정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수가 안좋기 때문에 더 이상 한국에는 새로운 유니콘을 볼 수 없을까요? 정규 분포를 부정하는 Contrarian이자 모험 자본으로서 오늘은 새로운 유니콘을 기대해볼 수 있는 내수 산업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기회는 계속 있다. 관심이 없어서 모를 뿐
김성님이 정리한 국내 유니콘 리스트입니다. 주로 사람들의 삶에 가까운 의식주 전반에 걸쳐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수의 성장이 어려운만큼 기본적인 시장의 크기가 커야 유니콘이 나올 수 있습니다. 즉, 한국의 경우 위 리스트의 회사들이 영위하는 산업이나 다른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큰 시장에서 다음 유니콘이 나올 확률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2015년 이후 새로운 프로메테우스의 불(AI)이 생기면서 그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꼭 기술의 발전이 아니더라도 소비자의 문제를 잘 파악하고 적절하게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바뀔 수 있습니다. 2024년 3월 백수 시절(2024년 1분기) 햄버거 집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배달 음식 시장이 끝나지 않았고, 배민이 아닌 다른 플랫폼들이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매출이 가장 중요한 점주 입장에서 (1) 쿠팡이츠의 광고 설정이 배민보다 10배 편리하면서 (2) 배민보다 간절하게 열심히 근무하시는 쿠팡이츠의 영업 담당자를 경험해봤기 때문입니다. 당시(2024년 2월) 배민의 MAU는 2245만명이었고, 쿠팡이츠의 MAU는 553만명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2025년 2월 배민의 MAU는 2261만명으로 0.7% 증가했지만, 쿠팡이츠의 MAU는 1,002만명으로 81% 증가했습니다.
소비자가 결정(Price X Quantity)하는 시장 크기
사람들은 배달시킬 때 최소주문금액과 리뷰, 쿠폰 등 다양한 정보를 상세히 참고하여 의사결정을 합니다. 보통 일주일에 1번 2.5만원을 주문하면서 같은 김치찜이어도 어디서 시킬지 심각한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기대하는 수준의 음식이 오지 않거나 서비스 경험이 불쾌하면 고객센터 등을 통해 이를 즉각적으로 표현합니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비슷합니다. 같은 5천원짜리 시리얼을 사도 영양분과 제조사를 꼼꼼하게 따지며 신중한 구매 의사결정을 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살 때는 다릅니다. 매월 10만원의 요금(기기값 포함 가정)을 지불하면서 예산의 범위에 있다면 구매하기로 마음먹은 아이폰이나 갤럭시를 바로 구매합니다. 그리고 시리얼보다 수십배는 비싸지만 이전 버전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있는 설명서는 열어보지도 않습니다. 몇 년 동안 누적으로 수백만원을 지불하면서 뽑기운에 기대기도 합니다. 즉, 고객의 관여도(고관여, 저관여)는 가격에 비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에 밀접하면서 스마트폰처럼 매일 혹은 매주 사용하지만 더 비싼 제품이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입니다. 매월 수십만원씩 지불하는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설명서는 보지도 않지만 스마트폰과는 또 다른 재미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사치재의 성격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경기는 안좋아져도 외제차 판매는 늘어나는 이 사치재 덕분에 카푸어라는 단어도 탄생했을 정도입니다.
출처 : 카진성
오늘은 마티즈 사러갔다가 롤스로이스도 꿈꾸게 된다는 자동차 산업의 어디에서 왜 어떻게 유니콘이 나올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사실 금융 산업?!
월 소득에 따른 적정 차량 수준은 무려 뉴스까지 나와서 얘기하는 주제입니다. 말과 마차에서 시작해 사람들의 이동 시간을 줄여주는 제품이었던 자동차는 진입가격이 비싸 처음부터 아무나 넘보기는 어려운 사치재의 성격을 보여줬습니다. 실질적인 효율(이동 시간 단축과 감가상각)만 생각한다면 300만원짜리 스파크를 사서 다니는게 유지비도 저렴하고 좋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지 않습니다. 이왕이면 아반떼, 이왕이면 소나타, 이왕이면 그랜저, 이왕이면 제네시스이기 때문입니다.
'이왕'이라는 단어가 바로 자동차 산업을 금융 산업으로 만든 마법의 단어입니다. 일시불로 구매하기 쉽지 않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부라는 방법이 생겼고, 더 많은 고객을 전환시키기 위해 렌트/리스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사업자는 비용 처리가 가능합니다." "취등록세가 면제됩니다." 등 금융 방식에 따른 다양한 장점을 얘기하지만 결국 가장 저렴한 구매 방식은 당연히 일시불입니다.
자동차 금융 산업의 정의와 크기, 현황
자동차 금융 산업의 정의
자동차 금융은 오토론, 할부, 리스, 렌탈의 형태로 이용 가능하며 상품 유형별로 계약의 형태와 소유권, 상환 방식, 관리 주체 등 차이가 있습니다. 하나금융연구소와 하나증권에서 정리한 자료가 있지만, 캡처해서 넣어도 다들 넘기실 것 같아서 안 넣었습니다.
- 오토론 : 소비자가 구입한 자동차를 금융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빌린 자금으로 자동차를 구입하고, 원리금을 금융회사에 상환
- 할부 :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할 때 금융회사가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고, 금융회사가 소비자에게 대출금을 분할 상환받음
- 리스(금융리스/운용리스) : 소비자의 신용으로 리스회사가 리스회사 명의로 차량을 대신 구매한 뒤 소비자가 계약 기간 동안 임차료를 지불했다가 만기에 반납 또는 인수
- 렌트(단기렌트/장기렌트) : 렌터카 회사나 금융회사가 회사 신용과 명의로 차량을 구매한 뒤 소비자에게 계약 기간 동안 대여해주고, 계약 만기 이후 반납 혹은 인수
자동차 금융 산업의 크기
국내 자동차 금융 시장은 자동차 판매 현황(국내 경제 상황)에 후행합니다. 그에 따라 내수 판매량이 점점 둔화되면서 할부/리스/렌탈의 규모도 점점 커지다가 정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토론/리스/할부를 합치면 2023년 기준 잔액은 약 65조원이니 대략 연매출 4~5조원(신차 소매 금리 5~6%, 중고차 소매 금리 7~8%) 규모입니다.렌탈의 경우 2023년 연매출이 약 9~10조원이니, 자동차 금융 시장은 대략 연 14~15조원 규모의 시장입니다.
자동차 금융 산업의 현황
그 중에서 렌터카 시장의 점유율을 살펴보겠습니다. 파이차트의 50%는 롯데렌탈, SK렌터카, 현대캐피탈 등의 대기업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45%는 대기업이 아닌 곳일까요?
아닙니다. 아래는 한국렌터카사업조합 연합회에서 발행한 자료를 보시면 1천대 이상 렌터카를 보유한 업체 37곳 중에서 하위 몇 곳을 제외하고는 전부 한 번 쯤은 들어본 회사들의 자회사입니다. 업계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 들어본 곳들로는 레드캡투어, 아마존카, 하모니렌트카, 카일이삼제스퍼, 퍼시픽렌터카, 토마토렌트카, 아스타렌트카, 제트카, 제주, 씨앤에이치프리미어렌탈이 있을 것입니다. 이 중에서 레드캡투어는 범LG 계열이고, 아마존카는 2023년 연매출 2,134억원과 당기순익 152억원을 기록하는 우량한 회사고, 하모니렌트카 또한 2023년 연매출 706억원과 당기순익 70억원을 기록한 회사, 카일이삼제스퍼는 범 휴맥스 계열입니다. 사실상 퍼시픽렌터카, 토마토렌트카, 아스타렌트카, 제트카, 제주, 씨앤에이치프리미어렌탈 정도가 매출 100억원 언저리의 회사들인데 등록(인가)대수를 다 합치면 1만대가 안됩니다. (물론 렌터카 업계 특성상 동일 창업자가 관계가 없는 법인/브랜드로 복수의 렌터카 회사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 지방에 자회사로 등록 대수를 분리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전체 등록(인가)대수 122만대 중에서 약 87%인 106만대가 중견/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산업입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자동차 금융 산업은 렌탈 산업처럼 돈을 저렴(낮은 금리)하게 빌려서 돈을 비싸(높은 금리)게 판매하는 레버리지가 본질인 비즈니스이기 때문입니다. 모회사가 있거나 해당 회사의 실적이 좋을수록 더 저렴하게 돈을 빌려올 수 있습니다. 즉, 이 시장에서는 업력과 순위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게 해주는 해자입니다. 이 때문에 아래처럼 금리가 높아지면 자동차 금융 산업의 성장도 느려집니다.
최근 1위 롯데렌탈과 2위 SK렌터카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연매출 2조 7,500억원과 영업이익 3천억원의 1위와 연매출 1조 4천억과 영업이익 1,200억원의 2위가 만나 연매출 4조원이 넘으면서 시장 점유율 약 40%에 달하는 공룡이 한 번에 탄생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비 대기업으로 렌터카 순위에서 1등인 아마존카를 현대차가 인수하는 과정에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재무적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시장. 금리 인하가 가시적이기 때문에 기관이 먼저 움직이는 것일까요?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렌탈에서의 힌트를 자동차 금융에도 적용해보자
금융업 = 렌탈업 = 자동차 금융업
최근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가 국내 1위 종합 렌탈사인 코웨이의 주주가치 정상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거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이던 시절에는 주주환원율이 90%였으나, 넷마블이 인수하고 이를 20%로 줄여 넷마블에 유리하고 코웨이 주주들에게는 불리한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렌탈업은 금융업과 유사한 (1) 예측 가능성이 높은 현금흐름 (2) 예금-대출 금리 사이 스프레드가 주요 매출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객과 첫 계약에서 약정기간이 정해지기 때문에 예측 가능성이 높고(리텐션 고정), 최대한 낮은 금리로 많은 금액을 차입해 높은 금리로 많은 고객에게 판매해야 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높은 금리로 프라이싱하면 고객이 이탈하기 때문에 적정 금리를 선택해 최적해를 찾아야 합니다. 얼라인파트너스에서는 본질을 순차입금/EBITDA로 표현하며, 국내 경쟁 렌탈사의 평균이 2.2배인 반면 코웨이는 1배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고자 합니다.
스프레드를 넓히는 방법은 이론적으로는 간단합니다. 자본 조달비용을 낮추고, 고객이 가진 문제를 잘 해결해 매출(P x Q)을 높이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렌탈업에서 필요한 판관비를 절감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렌탈업이 금융업과 다른 점도 있습니다. 바로 담보물입니다. 신용으로 금전을 대여해주고 채무불이행이 되면 원금 손실이 되지만, 부동산과 같은 담보물이 있으면 담보를 회수해 원금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무불이행이 되지 않을 고객을 선별하는 능력도 중요하고, 채무불이행이 되었을때 렌탈해준 물품을 좋은 상태로 회수해 다음 고객에게 내보내 손실을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동차 금융 산업을 혁신하려면?
결국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높여야 합니다. ROE는 아래와 같이 순이익률과 자산회전율, 레버리지 비율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앞에서 얘기한 내용과 동일합니다.
(1) 자본 조달비용을 낮춘다.
사실 스타트업이 자본 조달비용을 낮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꿈을 팔아서 투자받을 수는 있지만, 하방을 막아주고 꼬박 꼬박 이자를 잘 내는 것은 영업이익 조차 나지 않는 스타트업에게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잘 만들어도 은행에게는 그저 중소기업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개인투자조합으로 소득공제가 가능한 전환사채 상품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혹은 증권사 기업금융팀과 구조화 금융을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여신 한도가 남은 렌터카 회사와 전대차 구조의 협업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구조를 잘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참고할 만한 국내 스타트업 예시로는 콘텐츠테크놀로지스가 있습니다. 콘텐츠테크놀로지스는 예측 가능성이 높은 현금 흐름을 가지고 있는 음원 IP로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프랙시스캐피탈과 베이스벤처스, 메이븐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음원 IP를 인수하는 펀드를 만들었습니다.
(2)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
최근 국내 스타트업 차봇모빌리티에서 차량 리스/렌탈 고객을 대상으로 아래와 같이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소비자가 리스/렌탈을 선호하는 이유는 (1) 초기 목돈 부담 완화 (2) 차량 관리 편의성 (3) 차량 교체 용이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비자가 리스/렌탈을 망설이는 이유는 (1) 장기 계약에 대한 부담감 (2) 비용 대비 효용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비자가 리스/렌탈 계약을 결정하는 요인은 월 납입액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스타트업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영역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객과 가까운 스타트업이 빠른 의사결정 구조로 대기업에서는 절대 해볼 수 없는 테스트를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대기업이 취급하기 어려운 차종(전기차 등)을 적극 테스트해볼 수도 있고, 매주 주차장으로 출장세차를 불러줄 수도 있고, 쏘카 플랜(구독)처럼 장기 계약의 부담을 줄여줄 수도 있습니다. 결국 고객의 문제를 잘 파악하는 곳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 얘기했던 것처럼 자동차는 어느새 사치재가 되었습니다. 사치재는 다른 소비재에 비해 짜임새있게 잘 구성하면 높은 가격을 받기 비교적 쉽다고 생각합니다. 사치재를 사고 싶어하는 고객은 어떤 니즈가 있을까요? 과연 어떤 솔루션이 3일 배송이 국룰이던 시절 쿠팡의 익일 배송과 같은 파급력을 낼 수 있을까요?
(3) 채무불이행 고객을 잘 선별하고, 안전하게 회수하고, 다시 잘 내보낸다.
직접 롯데렌탈이나 SK렌터카에서 렌트 신청 상담을 해보면 통상적인 신용 심사를 합니다. 채무불이행 확률이 높은 저신용자를 걸러내고 우량한 신용의 고객에게 차를 줘야 리스크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국내 차량 리스/렌탈 중개 플랫폼 핀다오토를 사용해보면 아래 이미지처럼 20·30의 심사 승인율은 절반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용이 우량한 고객은 (2)에서 큰 가치를 주지 못한다면 높은 확률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이용할 것입니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이용하지 못하는 나머지 50%의 고객중에서 신용도는 탈락할 수준이지만 돈은 잘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면 대안 신용평가를 강화할 수 있고, 잘못나간 차량을 잘 회수(관제)할 수 있고, 회수한 신차를 중고차가 아닌 다시 신차로 내보낼 수 있을까요?
(4) 판관비 등 운영비를 낮춘다.
위에서 보여줬던 표에서 1천대 이하의 렌터카 회사를 검색해 낙후된 홈페이지를 보면 대략적인 창업 시기와 IT 능력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규모가 클수록 자본 조달비용이 저렴해지기 때문에 렌트의 경우 기업들의 빈익빅 부익부가 점점 더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운영이 무거운 자동차 금융업(차량 매입, 차량 상품화, 차량 출고, 고객 응대, 연체 관리, 차량 회수 등)의 특성상 디지털화(업무 자동화, AI 도입 등)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가장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은 당연히 고객 응대입니다. 고객 응대 조직은 차량 대수와 고객 규모에 비례하는데 AI 챗봇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연체 관리의 부분에서 연체가 진행될 경우 자동으로 차량 운행을 중지시킬 수 있고, 차량 매입 혹은 회수시 차량 검사 AI 솔루션(예시 : 오토피디아)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어떤 스타트업이 자동차 금융 산업을 혁신할 수 있을까?
유관 산업 사례 : 에어프레미아 or 스카이스캐너
자동차 금융 산업과 비슷한 산업으로는 항공 산업이 있습니다. 항공사는 항공기를 장기 리스하여 고객과 화물을 배송하고, 차량 렌탈/리스사는 자동차를 차입금으로 매입하여 고객에게 렌탈/리스로 차량을 출고시킵니다. 항공기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자본 조달의 측면에서 항공사 창업이 어려운 것처럼 자동차 구매에 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동차 금융업 창업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 산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바로 '에어프레미아'입니다.
사실 스타트업의 영역은 '에어프레미아'보다는 '스카이스캐너'와 '마이리얼트립'과 같이 자본이 덜 필요한 중개 플랫폼입니다. 빠르게 시도해보고 실패하는 스타트업이 빠르게 시도해보기 위해 항공기 1대를 사는 것도 힘들고, 잘 안된다고 업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벤처투자는 광산이 아니라 청바지를 파는게 국룰이라고 생각해 렌탈형 가전제품을 중개하는 플랫폼에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2022년 5월 렌탈형 가전제품 중개 플랫폼 '렌트리'에 투자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전략과 협력사가 있다면 '에어프레미아'와 '패스트벤처스'처럼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2018년 만들어진 '에어프레미아'는 항공사 라이센스를 받자마자 코로나가 터지면서 망하게 됩니다. 이후 2021년 인수자금과 유상증자로 832억원을 투자한 'JC파트너스'가 경영 개선을 진행하였습니다. 'JC파트너스'는 2024년부터 AP홀딩스 등에 지분을 매각해 약 2,400억원을 회수(IRR 51%)하는 과정에 있다고 합니다. 경영권 분쟁 등 험난한 과정을 겪던 '에어프레미아'는 결국 2024년 당기순익 흑자 전환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금융 산업 : 렌탈/리스사 or 중개 플랫폼
자동차 금융 산업을 혁신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스타트업스럽게 중개 플랫폼으로 시작한 '디자인앤프랙티스'의 '차즘(구 핀다오토)'입니다. '에어프레미아'처럼 더 큰 꿈을 꾸는 곳도 있습니다. '챌린저스'를 만드는 화이트큐브에서 시작한 전기차 간편리스 서비스 '패러데이'입니다. '패러데이'는 출시 만 1년이 안되었지만 월반복매출(MRR)이 400만원에서 2억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중개 플랫폼과 금융사 중에서 누가 먼저 혁신에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자동차 금융 산업에서도 혁신이 일어나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로 생각합니다. 다들 미국만 답이라고 하지만, 이처럼 한국에도 기회가 있는 시장이 있습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산업과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이번 글에 대한 내용 피드백을 포함해 얘기해보고 싶으신 주제가 있다면 편하게 메일(team@romanceip.xyz)로 연락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