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생 VC파트너: 전종현 심사역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꾸준함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차별화된 능력입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 만으로도 그 분야의 10%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거기서 한 발짝 나아가 어떻게 더 잘 할지 고민하여 본인만의 인사이트를 담아낸다면 1%안에 들 수 있지 않을까요?
생각을 글로 기록하고, 그것을 다시 블로그와 뉴스레터를 통해 남들과 나누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꾸준히 인사이트를 발전시키는 건 그 자체로 차별성이 존재합니다. 낭만투자파트너스를 운영하면서도 꾸준히 인사이트를 발전시키고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대학생 때 블로그를 운영하며 투자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기록했고, 그런 글들이 하나 둘 모여 결국 공대생에서 투자자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는데요. 글을 적는 건 머릿속을 멤도는 생각들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소화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걸 다시 온라인을 통해 남들과 나누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고, 번뜩이는 여러 기회들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제가 대학생 때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을 무렵 저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다른 친구도 당시 블로그를 개설하고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요. 그 친구는 어느덧 N파트너스라는 신생 VC에서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블록체인 보안감사 서비스로 출발해 가상자산 지갑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해치랩스'에도 리드 투자를 진행하고, Generative AI가 주목을 받기 직전 '뤼튼테크놀로지스'에 pre-A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했었는데요.
"전종현의 인사이트"라는 본인의 이름으로 블로그, 뉴스레터를 운영하며 인사이트를 뽐내고 있는 전종현 파트너는 어떤 고민을 해왔고, 지금은 어떤 생각과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뉴스레터를 언제부터 발행하였나요?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도 김준버님과 비슷하게 대학생 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평소 생각과 경험을 남겨두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군복무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시간을 조금 더 알차게 보내기 위해 틈틈이 싸지방에 가서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글 읽는 걸 좋아하나보니 읽은 글들을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공유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당시 뉴스레터가 트랜드를 타는 모습이 보여 저도 시작했습니다.
대학생부터 지금까지도 수년 이상 블로그와 뉴스레터를 지속해온게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가 있으실까요?
저는 복리 그래프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모든 분야에 있어 꾸준히 하는 것이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매우 강력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꾸준함이 불러오는 복리의 힘을 인식하고 있어서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루에 1%씩 복리로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1년 뒤 37배로 성장하게 됩니다. 반면 매일 1%씩 복리로 하락하면 1년 뒤에 겨우 3% 수준으로 퇴화되죠. 결국 복리는 시간과 성장률(수익률)의 함수이기 때문에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종현의 인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새롭게 얻은 기회들이 있으실까요? 그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던 순간들은 언제인가요?
사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도 제 뉴스레터를 통해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대표님이 제 글을 보시고 먼저 연락을 주셨거든요. 결국 글을 통해서 취업도 하고 VC 커리어로 이어지게 되었네요. 이처럼 글은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브랜딩 수단이기도 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채널들은 경험과 생각들을 기록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저만의 생각을 다른 분들께 공유하고 구독자 분들과 교류할 수 있는 채널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글을 통해 사람을 만날수 있는 기회들이 정말 많았는데요. 지금 같이 스터디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뉴스레터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제 글을 읽으시고 먼저 커피챗을 요청주시고는 합니다. 그리고 제가 누군가에게 만남을 요청할 때도 재 채널 링크를 첨부하면 만나주실 확률이 매우 높아지고요.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대학생, 뉴스레터 첫 발행은 군인 신분이었는데, 글을 작성하면서 더 많은 것을 공부하게 되었고, 이렇게 알게 된 사람들이 제게 제공해준 다양한 간접 경험과 기회들 덕분에 또래 친구들 보다 조금 더 일찍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준버 형도 뉴스레터를 통해 처음 알게 되고 지금까지도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 되는거죠? ㅎㅎ)
남들과는 가장 다르다고 생각되는 본인만의 독특한 점 혹은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남들보다 변화를 상대적으로 빨리 캐치하는 편이고, 남들과 똑같은 것을 보지 않습니다. 판단할 때도 독립적으로 사고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고요.
구독자분들께 왜 제 글을 구독하는지를 여쭤볼 때마다 '단순한 팩트 전달이 아닌, 본인만의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것이 매력적이다'라는 답변을 듣곤 합니다. 결국 제 구독자들은 저의 관점이 담긴 인사이트를 원한다고 생각하는데, 독립적인 사고가 이걸 가능하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와 뉴스레터 말고도 다양한 채널을 시도해보신 것 같은데 각 채널마다의 특징이 어떻게 달랐나요?
텔레그램과 뉴스레터는 같이 묶이는 경향이 있어요. 텔레그램은 정보를 아카이빙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용도로 사용을 해왔고요. 매일마다 가볍게 생각을 공유하는 편한 수단입니다. 그런 생각들을 잘 연결해서 뉴스레터로 구성합니다. 뉴스레터의 경우 제 글을 읽어주시는 단골들에게 정보와 인사이트를 전해주는 느낌입니다. 블로그는 그런 것들을 좀 더 정제해서 잘 정리해서 기록하는 곳이고요. 새로운 채널이 나올때마다 테스트 해보는 것을 즐겨하는 편입니다.
가장 큰 동기부여는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평소 남는 시간에 글을 읽는데 시간을 많이 사용합니다. 나아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꿈의 크기가 커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제가 지금 잘 할 수 있는 건 빠르게 변하는 환경을 남들보다 더 빨리 캐치하고, 많은 아티클을 읽으며 인풋을 넣어 저만의 인사이트를 담아내는 것입니다. 매일 1%씩 성장해서 그 끝에는 엄청나게 성장한 저를 상상하곤 합니다.
VC 심사역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디서 어떤 일을 경험하셨나요?
스타트업 두 곳에서 총 1년 가까이 일을 했어요. 쿼타북에서 3개월 정도 인턴을 했었고, 도미노 서비스를 개발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8개월 정도 사업개발 관련 업무에 참여했습니다.
원래 어려서부터 창업을 하는 것이 목표였고, 실제로 군대 전역하고 나면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창업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싶었어 인턴을 했던 두 곳 모두 초기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대략 중학생 시절부터 여러 기업에 대해 알아보는 게 취미생활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 현대와 같은 기업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성장했는지 찾아보는데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기업을 만들어가는 경영자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고, 나도 나중에 저렇게 살아야겠다 생각을 품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경영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유심히 관찰했고, 기업 경영자들의 철학과 경영 전략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힌트를 얻으려고 했습니다. 특히 그들이 인생의 각 스테이지마다 어떤 것들을 해왔는지를 주목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유명한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나 습관 같은 것도 많이 참고했는데요. 예를 들어 샘 알트먼의 블로그에 가서 이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벤치마크하는 식입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특히 피터틸의 제로투원을 읽고 많은 영감을 받아서, 독점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 깊게 고민해본 기억이 나네요.
(비록 대학교는 경영학과를 다니지만 고등학교때는 이과였는데, 일론 머스크를 보고 기술 창업을 하고 싶어서 이과를 선택했었습니다.)
스타트업 창업과 VC 심사역으로의 커리어 선택에서 가장 큰 차이는 어떤걸까요?(스타트업 인턴을 경험해 보셨는데 창업에 대한 고민도 해보셨을까요?)
스타트업 창업과 VC 심사역은 업계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요구하는 특성도 다른 것 같고요. 물론 서로 겹치는 부분도 존재하긴 해서 시너지는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직을 하던 시기에 어떤 길을 걸어갈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VC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근접해 있다보니 평소에도 관심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은 비교적 적었는데요. 고민을 하던 와중에 지금 회사의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우선 사람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신생 VC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이 나이에 경험해보는 것 또한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최종적으로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고민하던 당시에는 막연하게 만약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면 어쩌지? 라는 걱정도 있었으나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해서 도전해본건데, 실제로 해보니 적성에도 너무 잘 맞았습니다. 그리고 창업과 완전 거리가 멀어진 것도 아닌 것이, 많은 대표님들을 만날 수 있어 창업에 대해서도 점점 더 가까워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첫 커리어를 VC로 시작하신 것에 대해 만족하시나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시나요?
일단 저는 지금 덕업일치를 이루어 재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고, 원래 좋아하던 일들을 돈까지 받아가면서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특히 저는 어떻게 하면 창업을 시작할 수 있고 &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왔고, 그 관점에서 스타트업을 바라보다 보니 비교적 좋은 스타트업을 잘 알아볼 수 있는 것 같아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꼭 VC가 아니더라도 엔젤투자 등의 방법을 통해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행위는 평생에 걸쳐서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젊은 나이에 심사역을 하고 있다보니 많은 후배분들께서 커리어에 대한 상담을 요청을 해주는데요. 정말 솔직하게 답변을 드리면 첫 커리어로 VC 심사역을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정말 재미있고 보람찬데 잘하기가 어려운 업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본인만의 차별성을 갖출 필요가 있는 직업인데 상대적으로 주니어는 이걸 가지는게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내가 VC라는 직업을 잘 해낼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보았는데, 저는 창업가의 인터뷰와 사례를 찾아보는 걸 오랜 기간 해왔다보니 경험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상당 부분 채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젊은 창업가가 많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심사역만의 강점이 있고, 트랜드에 민감한 산업을 더 빠르게 캐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즉, 만약 본인만의 강점이 분명하게 존재한다면 VC 심사역을 고민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신생 VC에서의 젊은 심사역으로 활동하다 보면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반대로 그런 조건이 장점이 된 경우도 있었을까요?
우선 VC 자체가 브랜딩 비즈니스의 성격도 존재하기 때문에 네임밸류가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저희는 신생이다보니 아직 브랜딩이 쌓여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그동안 쌓아온 브랜딩이 상당히 유용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신생 VC의 장점은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유대관계가 회사 설립부터 쌓여왔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 강하다는 것 같아요. 아직 경험은 부족하지만 서로의 의사결정에 대해 존중해주고 자유로운 투자 관련 토론이 가능한 점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다른 VC들은 이미 많은 것들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어떻게하면 투자를 더 잘할까'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한다면, 저희는 새로운 하우스를 만들어가는 관점 또한 같이 고민하기 때문에 더욱 뾰족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창업가의 마음을 조금 더 잘 이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N파트너스만의 투자 철학이 있을까요?
저희는 Hyper-growth Sector가 될 분야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지속해왔습니다. 신생 VC로서 새로운 산업에서 1등이 될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진짜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저의 가장 큰 장점인 큰 산업의 흐름을 남들 보다 빨리 알아보고 판단하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스타트업 투자의 경우 성과를 얻기 위해 최소 3~5년 이상, 길게는 10년의 오랜 기간이 걸리는데 먼 미래를 어떻게 예상하고 투자하시나요?
그래서 바뀌지 않을 것들에 조금 더 주목하면서 의사결정을 합니다. 대표적으로 창업자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사람에 더욱 포커스를 두는 편입니다. 또한 계속해서 커질 시장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자주 합니다.
이 창업자는 그동안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어떠한 큰 꿈을 품고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하고 있는지
또한 저는 기술의 변화를 통해 커다란 혁신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이를 통해 파생될 기회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공부합니다.
투자 검토 및 진행을 했던 스타트업 중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어디였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가 투자한 회사들은 다들 각자 너무나 인상깊었기 때문에 투자한 것이라서 우위를 가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모든 스타트업 및 대표님들이 각자만의 분야들을 완전히 혁신하고자 하는 분들이시며, 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계십니다. 저희는 투자를 할 때 각 섹터에서 이미 1등을 하고 있거나 1등을 할 수 있는 포텐션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수 많은 스타트업, 그리고 대표님들과의 IR 미팅을 통해 생긴 투자 대상 선정 노하우 혹은 투자 철학이 있을까요?
대표님들을 볼 때의 관점을 이야기 해보면, 그분들의 성장 기울기를 보는 편입니다. 그동안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히스토리를 들어보고, 앞으로도 그런 기울기를 유지하며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매우 중요하게 바라봅니다. 여기에 기울기가 큰 사람을 넘어서, 성장의 가속도가 늘어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면 정말 마음이 설렙니다.
그리고 질문을 던졌을때 답변의 퀄리티가 어느정도 인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저는 '고민의 깊이가 깊은 사람을 좋아한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요, 질문을 파고 파고 들어가도 답변이 나오는 대표님들이 계시는데 이런 사람들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평소에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그정도의 답변이 나오기가 어렵거든요. 그만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어디서도 들어본적 없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 말이 너무나 맞는 이야기일 때가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평소 인사이트 있는 글을 쓰고, 새로운 산업에 대해 공부하려면 정말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 같은데 주로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고 스터디하시나요?
빠르게 정보를 얻기 위해서 해외 아티클을 굉장히 많이 보는 편입니다. 해외 뉴스레터를 포함해서 각 분야에서 정말 뛰어난 분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고민을 공유하는 채널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런 콘텐츠들을 읽으면서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리고 해외 비즈니스와 프로덕트들도 많이 공부하는데요. 사람으로부터 발생되는 본질적인 니즈는 글로벌리 통용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인류의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시켜주는 서비스들은 지역에 상관없이 워킹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우버(모빌리티), 토스(핀테크)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비슷한 서비스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등장한 기술인 AI, 블록체인도 그런 관점에서 기회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기술과 혁신이 나오면 그 분야에 해당하는 전문가를 직접 만나서 팔로업 합니다. 해당 산업에 최전방에 있는 분들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 것 만큼 빠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5~10 년 뒤에 가장 떠오르는 산업은 어떤 곳이라고 예상하시나요?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하면 AI라고 생각합니다. AI는 제가 처음에 예상하던 것 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는 것이 보입니다. 특히 이전부터 딥러닝은 존재했지만 GPT라는 초거대모델이 등장하면서 누구나 AI 모델을 가져다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완전히 게임이 달려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뤼튼을 처음 만나서 서비스를 사용해보는 순간 깨달은 것인데, 기존에는 AI 사업을 하기 위해선 직접 모델을 구축해야했지만, 초거대모델이 등장하면서는 API의 활용으로 훨씬 쉽게 제품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앞으로 수많은 AI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하겠구나 확신이 들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모바일 시대에 애플이 앱스토어라는 판을 깔아두자 그 위에 우버, 토스, 배민 같은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한 것과 유사합니다. 즉, 이제는 AI 인프라가 깔렸고, 이 인프라를 레버리지해서 큰 기회를 잡는 사업자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말에는 주로 어떤 걸 하시나요? 취미는?
정말 많은 것들을 읽는데 시간을 보냅니다. 구독해놓은 뉴스레터, 평소 스크랩 해둔 PDF 자료를 몰아서 많이 읽고요. 한달에 한번은 뉴스레터 작성하는데 시간을 보냅니다.
또한 새로운 공간을 찾아다니는 편이에요. 좋은 공간감을 가진 카페를 가는 것도 좋아하고, 미술관이나 음악 공연장도 주기적으로 방문합니다. 특히 클래식에서도 교향곡 연주하는걸 들으러 가는걸 좋아하는데,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럴 때마다 복잡한 생각을 멈추고 순간에 몰입을 하는 것이 가능해서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몰입하는 순간을 소중해하는 것 같아요.
투자한 포트폴리오 대표님들이랑은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시나요?
대표님들마다 다른데, 요새 하고 계시는 고민을 말씀해주시기도 하고, 최근에 인상깊었던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시기도 합니다. 대표님들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는 순간이 너무 좋고, 제가 경험하지 못할 다양한 일들을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제 개인의 성장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요즘 하루 일과는 어떠신가요?
VC라는 직업이 정해진 업무루틴 보단 자율성이 높은 편입니다. 주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데 시간을 보내고 나머지 시간에는 글을 읽으며 새로운 인풋을 넣는 일들을 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생각도 많이 하는데, 어떻게 하면 투자를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고, 최근에는 앞으로 내가 무슨 판을 설계하고 어떤 게임을 펼쳐나가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AI에 대한 고민 또한 정말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정말 많을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회가 발생할 것인지에 대해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 저는 힌트를 얻기 위해서 과거의 사례를 많이 참고하는 편인데요, 그래서 PC가 보급된 2000년대 초반, 모바일 시장이 본격 개화된 2010년대를 돌아보며 앞으로 AI가 만들어나갈 미래를 상상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어떤건가요?
현금의 재발견(윌리엄 손다이크),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박현주) 두 권을 읽고 있어요.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이 "스타트업을 어떻게 잘 창업할 수 있을까?" 였다면 지금은 이미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기업들이 어떻게 더 잘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가지고 있습니다. 고민의 대상이 바뀌었다기 보단 추가된 개념인데요. 지금 투자한 기업들이 더 성장할 수록 그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잘 성장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조언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책을 통해서도 이에 대한 힌트를 얻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100억원의 성과급을 받는 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게 무엇인가요?
돈이 많으신 분들을 보면서 느낀건데, 금액에 따라서 사람이 사고하는 스케일의 범위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더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굴리는 사람들의 관점을 들을 때 흥미를 느끼는데, 그래서 제가 만약 100억을 받는다면 앞의 자리수를 계속해서 늘려가기 위해선 어떤 것을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금리가 오름에 따라 체감하는 업무 환경 변화가 있나요?
저는 국내와 해외 스타트업들의 신규 투자 유치 소식을 확인하는 루틴을 가지고 있는데, 확실히 올해 들어서 투자 시장이 많이 위축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창업가분들을 만나봐도 다들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걸로 보아 실제로 시장이 많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높아진 금리 상황은 생각보다 더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VC 투자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더 낮아질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매력을 높일수 있을까를 고민하면, 무위험 이자수익 대비 월등히 더 높은 투자 수익을 안겨줘야하므로, 2~3배 수준에서 안주하는 투자가 아닌 10배 이상을 추구할 수 있는 투자를 해야하고, 그래서 AI와 같은 메가트랜드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지금 시점은 VC 업계의 큰 변곡점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기존과는 다른 방법을 펼치는 플레이어들이 승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으로 돌아간다면 조금 더 잘 할 수 있을텐데 하는 부분이 있다면?
우선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에는 모든 게 새로웠기 때문에 조급해지는 마음에 급하게 했던 것들이 있는데 급할 것 없이 조금 더 신중하게 했으면 더 잘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때만 해도 저금리 환경이 당연한 시기였기 때문에 매크로 환경이 크게 변할 수 있다는 인식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덕분에 금융 상품 관점으로 VC를 바라보는 계기가 되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당장은 굉장히 어려운 시기이지만, 지금 경험하는 것들이 모두 큰 자산이 되어 더 좋은 투자자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고, 현 시점에 준비를 잘해놓는다면 장기적으로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 당장 창업을 한다고 가정하면, 어떤 창업을 하실건가요?
당장 창업할 마음이 없기는 한데, 굳이 지금 창업을 한다면 AI 관련된 창업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걸 해야한다는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는 않기 때문에 창업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창업은 함께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할텐데, 아직은 이에 대한 준비가 덜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금은 투자자로서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당장 창업 멤버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은 하고 있진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미 창업가로의 삶을 시작했다고도 생각합니다. 투자사 창업 멤버 중 한 명으로서 법인 설립, 펀드 결성, 신규 투자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같이 진행했고, 단순히 투자를 잘하는 것을 넘어서 어떻게하면 회사를 더 잘 성장시킬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창업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빠른 나이에 VC 커리어를 시작하셨는데, 5년 뒤 10년 뒤 예상하는 본인의 모습과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궁극적인 미래부터 이야기 하면, 저는 어려서부터 회사라는 존재에 대한 호기심이 매우 컸었고, 언젠가 경영자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품고 살아왔습니다. 지금의 회사를 선택한 것도 VC의 설립 과정부터 함께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예전에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창업만을 꿈꿔왔다면, 최근에는 아무래도 투자자 역할을 하고 있다 보니 투자 회사를 만들고 경영하는 것도 선택지에 추가해놓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VC 업의 본질은 자본이 필요한 스타트업에게 적절한 자본을 배분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업의 범위를 좀 더 넓혀서, 단순히 스타트업으로 대상을 한정하지 않고 세상이 필요한 많은 곳에 자본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 같은 다양한 금융 비히클들을 탐구해보고 있습니다.
3년 전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그때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제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스타트업 창업가로서의 인생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이처럼 순간 순간의 선택들로 인해 인생은 완전히 달라지는 것 같고, 그래서 새로운 기회가 왔을 때마다 정해진 길을 고집하지 않고 열려있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저에게도 이야기 해주는 건데, 순간에 집중해서 성과를 내되 새롭게 주어지는 기회에 대해 열린 마음 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낭만투자파트너스를 구독하는 90년대생 구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낭투파를 구독하고 있는 제 또래의 분들은 아무래도 향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요. 제 경우에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 인턴 부터 VC 심사역까지를 돌아보면, 무엇을 잘하고 어떤 걸 재밌어 하는지를 경험해보며 알아가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생각과 고민만으론 절대 모르는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두번째로는 더 중요한 이야기인데,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내일의 나를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저보다 다양한 걸 경험하고 앞서간 사람들을 통해서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또래들은 대학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사회에서 먼저 인사이트를 얻어서 빠르게 성장하고 경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주변에 있는 더욱 생산적인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본인의 내일을 좌우할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