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쫓아 Winning mentality를 갖추어 동료들과 함께 항해하라
한국의 대표적인 힙합 크루 Jiggy Fellaz에서 시작해 2003년 결성됐다고 알려진 언터쳐블(슬리피, 디액션)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데뷔 이후 언더그라운드때와는 다르게 상업적인 감성힙합을 한다며 욕을 먹었고, 발매한 음반들도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2015년 3월의 미니앨범과 2018년 11월에 발매한 싱글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없다가 2020년 5월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멤버 사이 쌓였던 갈등에 대해서 공개했다.
슬리피 "가족같은 사이가 아니라 가족이라고 생각했어요"
디액션 "친형 같은 정도가 아니라 친형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하고 싶은 음악보다 대중성을 선택했던 슬리피와 그런 선택을 무시했던 디액션. 거기서부터 시작된 오해가 서로에게 소중했던 사람의 장례식에서 터지면서 언터쳐블은 잠정 활동을 중단하게 된다.
언터쳐블이 발매했던 여러 곡 중에서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배인(VAIN). 위 동영상은 갈등과 오해를 풀고 나서 언터쳐블이 2022년 4월, 배인(VAIN) 발매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함께 부른 순간이다.
낭만 가득하지 않은가?
낭만과 Winning mentality
처음엔 함께 하다 나중엔 좋지 않게 헤어진 그룹들은 많다. 반면 서로의 부단한 노력을 통해 다시 음악을 내는 그룹들은 적다. 스타트업 공동창업자들 얘기 같다. 끝이 좋은 팀도 있고, 안좋은 팀도 있다.
낭만전도사로서 낭만을 외치고 다닌지 어느덧 약 1년 정도 된 것 같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이지만 아직 나도 낭만을 정확히 정의하지는 못했다. 다만, 친구들과의 수많은 토론 끝에 어느 정도는 갈피를 잡은 것 같다. 나는 낭만을 다음과 같이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했다.
미래에 뒤돌아 봤을 때 후회가 남지 않을 의사결정
개인이 개인 스스로 대의를 위해 본인을 먼저 희생하는 선택
힘들더라도 다가올 밝은 미래를 위해 결의를 다지는 행동
동료를 믿고 책임과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하는 동료
보통의 사람들은 조직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 조직을 위해 개인의 이익을 희생하지 않는다. 소수의 사람들은 개인보다 조직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 조직에게 이익이 되면 이후에 개인에게도 이익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대표들은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받고 퇴사할까봐 스톡옵션 주는 것을 망설인다. 소수의 대표들은 직원들에게 과감하게 스톡옵션을 주고 나갈때 나가더라도 확실한 보상하는 모습을 보여 직원들이 나가지 않도록 한다.
보통의 투자사들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액면가로 주는 것을 망설인다. 회사가 잘 안될 경우 투자사는 손해를 볼 수 있는 반면에 스톡옵션 대상자들은 확정적으로 수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직원에게 액면가로 주지 못하면 더 좋은 인원을 채용하기 위해선 더 많이 스톡옵션을 부여해야 하나 스톡옵션은 한정되어 있다. 소수의 투자사들은 스톡옵션을 액면가로 주는 것을 동의해서 기존 직원들에게는 더 많은 동기부여를, 신규 직원들에게는 경쟁력있는 채용 오퍼를 줄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보통과 소수는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다르다. 상대방을 믿고 나의 무엇을 먼저 주면 상대방이 그만큼 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령 응하지 못하더라도 믿고 또 나의 무엇을 먼저 내어준다. 본인은 이러한 사고를 Winning mentality라고 부르며, Winning mentality가 낭만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한다.
Positive fly wheel과 Negative fly wheel
스타트업 생태계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잘 어울린다.
잘 나가는 스타트업에는 걸출한 명성을 가진 투자사들이 높은 밸류에이션과 많은 투자금으로 앞다투어 투자한다. 좋은 투자사와 많은 돈을 가진 스타트업은 좋은 보상 체계를 구축해서 뛰어난 인재를 쉽게 모신다. 뛰어난 인재는 최고의 환경에서 최고의 실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성장을 뽑아낸다. 최고의 성장은 폭발적인 지표를 보이고, 폭발적인 지표는 다시금 투자사로 하여금 높은 밸류에이션과 많은 투자금을 가지고 오게 한다.
반면 못 나가는 스타트업에는 투자사들이 오지 않는다. 스타트업에서 직접 투자사를 찾아다니게 되면서 성장할 시간과 투자사를 직접 찾아다니는 시간이 나뉜다. 부족한 성장은 투자사로 하여금 스타트업이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게 한다. 부족한 투자금은 뛰어난 인재를 모실 수 없고, 뛰어나지 않은 인재는 뛰어나지 않은 실력을 바탕으로 뛰어나지 않은 성장을 뽑아낸다. 뛰어나지 않은 성장은 뛰어나지 않은 지표를 보이고, 다시금 투자사가 관심을 가지 않도록 한다.
Positive fly wheel과 Negative fly wheel은 이토록 무섭다. Positive에서 한 부분만 잘 못 되어도 언제든지 Negative가 될 수 있다. Negative에서 Positive로 바꾸는 것은 더 어렵다. 부정적인 상황은 부정적인 상황들을 계속 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꾸기 위해선 뼈를 깎는 노력과 함께 Winning mentality를 갖추어야만 한다.
Negative fly wheel에서는 분명 구성원 모두가 각자 많은 희생과 양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도 많은 희생과 양보를 하고 있다. 다만, 상대방의 희생과 양보보다 본인의 희생과 양보가 더 크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이렇게 사고를 바꾸기 위해선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부정적인 상황에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ositive fly wheel이 되기 위해선 마음의 여유와 Winning mentality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All happy families are alike; each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톨스토이의 소설 첫 문장이다. 함께 인생을 항해하는 Eric lee가 자주 언급하는 문구다. 직역하자면 행복한 가정은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스타트업도 비슷하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대부분 비슷한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망하는 스타트업은 다양한 이유를 가진다.
본인은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가진 비슷한 모습이 낭만과 Winning mentality, Positive fly wheel이라고 생각한다. 리더가 먼저 양보하고 배려하면 구성원들 또한 개인보다 조직의 이익을 먼저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구성원들이 그렇지 못했다면 뛰어난 인재를 뽑지 못한 리더의 잘못이거나 Lead by example을 하지 못한 리더의 잘못이다. 리더는 그래서 어렵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론의 대표적인 예시인 Prisoner's Dilemma. 공범으로 의심되는 2명의 용의자를 따로 수사실에 자백할 기회를 준다. 둘 다 자백하면 5년씩, 한 명은 자백하고 한 명은 자백하지 않으면 석방과 10년을, 둘 다 자백하지 않으면 1년씩 형을 살게 된다. 이때, 각자의 이익을 위해 이성적으로 행동한다고 가정하면, 상대방의 행동과는 무관하게 자백하는 것이 이득이므로 결국 둘 다 자백을 선택하게 된다.
이렇게 힘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범끼리 믿음과 신뢰가 있어 둘 다 자백하지 않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성공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시장, 언제라도 적이 될 수 있는 협업사 등. 믿을 수 있는 것은 한 배에 같이 탄 동료들 뿐이다. 믿음과 신뢰는 스타트업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래도 성공을 못 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에 성공하고 싶은 리더라면 믿음과 신뢰를 가지고 낭만을 쫓아 Winning mentality를 갖추어 Positive fly wheel을 그리며 동료들과 함께 인생을 항해해야만 한다.